<기자수첩> 뉴라이트의 환호작약
<기자수첩> 뉴라이트의 환호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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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sun@seoulfn.com>버거킹이 만드는 햄버거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나자, 뉴라이트연합이 성명서까지 내고 반색하고 나섰다.  

정황 논리로만 보면, 뉴라이트측의 '환호작약'을 나무랄 수만도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임헌조 사무총장이 지난달 한 TV토론회에 출연해 "미국 맥도날드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와 내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송사 직전까지가는 곤욕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그런데, 난데없는 버거킹의 등장. 물론,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구원군을 얻은 셈이니 그럴 만도하다.  
 
그렇더라도, 뉴라이트 측이 낸 성명서의 내용은 과해 보인다.
"쇠고기 괴담의 거짓이 밝혀졌다"는 게 그 골자.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미국 버거킹의 이번 발표로 인해 그동안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는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알려졌던 정보들이 '거짓'에 불과했다며 "각종 ‘쇠고기 괴담’을 퍼뜨리며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 온 일부 반미 단체들의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거짓은 언젠가 진실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버거킹이 밝힌 30개월 이상의 월령 쇠고기 사용 인정은 반미 투쟁을 선동하는 자들의 주장이 허위임을 한방에 폭로한 것"이라고도 했다.

한 발 더나아가 "햄버거 패티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시지 재료로 소 내장까지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명서는 "미국인들이 먹는 것과 똑같은 것을 수입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이토록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제 거짓의 촛불을 끄고 경제를 살리는 횃불을 들어야 한다"며 '촛불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나름대로의 시각·주장일 수 있다고 본다. 사실관계가 잘못됐던 부분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촛불시위가 가져온 유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생각하면, 누군들 하루속히 촛불이 꺼지기를 원치 않을까?  

그런데, '광우병 괴담'과 '쇠고기 괴담'을 혼돈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촛불집회의 배후 내지는 주도세력이 곧 반미단체들인 것처럼 표현된 점 등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서 우려스럽다. '기쁨'의 표현방식이 '도'를 넘어서면 '화'를 부를 수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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