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물가 고공 행진···서민 가계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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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폭염에 다소비 채소·고기 가격 급등, 폭우 이어지면 추석까지 영향  
지난 21일 부산 동래구 농협 하나로마트 사직점에서 장보기를 마친 손님들이 결제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농협유통) 
지난 21일 부산 동래구 농협 하나로마트 사직점에서 장보기를 마친 손님들이 결제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농협유통) 

[서울파이낸스 김혜지 기자]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서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무더위 영향으로 휴가철 많이 먹는 채소와 고기의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파이낸스'가 만난 서울 강동구의 한 전통시장 채소가게 주인 김아무개씨는 "손님들이 상춧값을 들으면 다시 내려놓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도매시장에서 4㎏ 한 상자당 4만원이던 상추가 현재 10만원이 넘는다"며 거의 마진 없이 장사한다고 털어놨다. "내가 적게 남겨야지, 어쩔 수 없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심지어 상추를 들여놓지 않은 채소가게도 있었다. 다른 채소가게 주인은 "너무 비싸서 사람들이 안 산다. 팔리지 않으면 손해라서 아예 들여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름이면 장마나 폭염 때문에 채솟값이 오른다. 오늘도 오이 한 상자(100개)를 12만원에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뿐 아니라 동네 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날 찾은 한 마트에선 시금치 한 단(300g)이 4980원, 상추 한 봉지(60g)는 2980원이었다. 주변 다른 마트도 상추 한 봉지(120g)를 4500원에 팔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서 확인해보니, 이달 20일 적상추 4㎏ 도매가격이 6만6460원으로 한 달 전(1만8708원)과 견줘 255.2% 치솟았다. 같은 기간 백오이 100개는 4만815원에서 10만3250원으로 153% 올랐다. 시금치 4㎏ 역시 1만7848원에서 5만800원으로 184.6% 급등했다.

실제로 21일 기준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의 평균 가격을 보면, 적상추(4㎏)가 9만2638원으로 1주일 전(4만9123원)보다 88.6% 올랐다. 같은 기간 깻잎(100속)은 1만8911원에서 4만36원으로 117.7% 상승했고, 로메인 상추(2㎏)는 1만6972원에서 4만8786원으로 187.4% 치솟았다. 

도매가격 급등세는 대형마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23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적상추(200g) 가격이 3980원으로 1주일 전(3480원)보다 14.4% 올랐고,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깻잎(30잎)은 1780원에서 1980원으로 11.2% 뛰었다.

휴가철 수요가 늘어나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참가격에 공개한 지난주 돼지고기 목살과 삼겹살의 100g당 유통업체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3704원, 3853원이다. 이는 2주일 전보다 각각 4.5%, 7.1% 상승한 수치다. 소고기 등심(1등급) 100g도 1만1329원에서 1만1977원으로 5.7% 올랐다. 

문제는 가격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폭우가 그치지 않는다면 여름 휴가철을 넘어 9월 말 추석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한 유통업체 직원은 "여러 방법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으나 추가 폭우 피해가 발생하면 추석에도 부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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