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보다도···현대차, 日 상반기 전기차 228대 판매 그쳐
中 BYD보다도···현대차, 日 상반기 전기차 228대 판매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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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말부터 판매 시작한 BYD, 상반기 533대 인도
아이오닉5(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일본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수요 흡수를 위해 구매 후 보장서비스 강화 등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결과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6월 전기차 228대를 파는 데 그쳤다. 반면 올 2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BYD는 현대차 판매 대수 대비 2배 이상 많은 533대를 인도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한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전기차 아이오닉5를 앞세워 12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알렸다. 출시 첫 달 4대를 팔았던 현대차는 같은 해 9월 147대를 판매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하는 것 같았지만, 11월 판매량이 32대로 곤두박질치며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BYD의 일본 전기차 판매 개시 이후인 3, 4월 실적은 더 나쁘다. 2월 70대를 기록한 현대차는 3월 60대, 4월 20대, 5월 17대, 6월 29대를 판매하며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마이니치 신문은 최근 보도를 통해 "현대차 전기차는 크고 비싸다. 반면 BYD 전기차는 작고 싸다. 일본 소비자는 싸고 작은 차를 선호한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직영 전시장도 BYD가 더 많다. 현대차는 오프라인 시장이 더 발달한 사회에서 온라인 판매를 강행하고 있다. 결과는 뻔하다. BYD가 일본 수입 전기차 시장을 휩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BYD가 일본 시장에 선보인 전기차는 준중형 SUV 악토3로, 중형급 전기 SUV인 아이오닉5 대비 작다. 따라서 도로 폭이 좁은 일본에서 보다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시작가는 440만엔으로 아이오닉5 대비 73만엔 저렴하다. 자동차 구매 시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일본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인 것이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일본 국토교통성 기준 악토3가 470km, 아이오닉5가 618km다. 마이니치 신문은 "주행가능거리는 아이오닉5가 더 길지만, '전기차는 단거리용 이동수단'이란 인식이 강한 일본에선 그렇게 큰 장점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직영 전시장은 올 7월 기준 BYD가 6개, 현대차가 1개다. 올 2월 요코하마시에 첫 직영 전시장을 연 BYD는 이달 초 후쿠오카시에 6번째 전시장을 내며 판매망을 넓혀나가고 있다. 토후쿠지 아츠키 BYD오토재팬 사장은 "BYD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판매망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일본 내 100개 직영 전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없는 한 온라인 판매는 득보다 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악토3(사진=BYD)
악토3(사진=BYD)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요코하마시에 첫 직영 전시장을 열었다. 하지만 저조한 실적에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자 10월 나고야, 후쿠오카에 도심형 쇼룸 현대시티스토어를, 올해 2월 교토에 현대모빌리티라운지교토시조를 개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직영 전시장 1~2개를 더 설치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업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 Culture Convenience Club)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이오닉5 공유 서비스와 전기차 체험 플랫폼 구축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소비자 접점을 넓혀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행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모빌리티 기업과 콘텐츠 기업의 협업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 취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 가을에는 일본 도로 환경에 알맞은 소형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원상 현대모빌리티재팬 사장은 "차 크기와 디자인 측면에서 아이오닉5보다 더 많은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도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격만 합리적으로 책정된다면 BYD 악토3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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