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인공지능, 로봇 공학,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 발전은 산업 현장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유래 없는 변화를 불러왔고, 이러한 추세는 회계감사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빅데이터와 AI시대 회계감사'를 주제로 회계현안 세미나를 열고 회계감사에 도입된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김 회장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전통적인 샘플 테스트 방식의 감사에서 벗어나 전수 조사 방식의 감사를 가능하게 했다"며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즉 RPA를 활용함으로서 사람이 막대한 시간을 투입하던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훨씬 더 신속·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처럼 유용한 기술의 활용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여러 숙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 등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 때문에 감사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려면 감사인 스스로 기술 변화에 대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업, 투자자, 감독당국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국내 회계법인을 돕기 위해 최근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모아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그룹(Technology Innovation Group)을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이 회계감사 현장에서 빅데이터·AI를 활용하는 사례와 해당 기술 도입이 회계감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규제 완화와 감사 신뢰도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동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재무제표에서 숫자가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계산기로 하나씩 치는 푸팅(Footings)이라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 버튼 한 번에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 도입되는 재무보고용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관련해서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삼일회계법인 내부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일 삼정KPMG 상무는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의 데이터 분석 툴(tool)의 발전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중소 회계법인을 위한 협회 차원 또는 공동 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영 딜로이트안진 수석위원은 "데이터가 급증하고 업무 효율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급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데이터를 읽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툴을 직접 만들고 다룰 수 있는 인력(회계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