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아트세포 살아나 미술의 공유 시대 열릴 겁니다"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피플] "아트세포 살아나 미술의 공유 시대 열릴 겁니다"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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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방향 열린 자세로..누구나 즐길 수 있길“
부친 고 박칠성 조각가 유지 이어 갤러리 운영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사진=김무종 기자)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이태원 경리단길과 가까운 회나무길에 위치한 이호갤러리. 층마다 황혜선 작가의 작품이 거실이나 침실에 조명과 함께 매칭해 놔두면 좋겠구나 시선을 끈다.

4층에서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시중인 황 작가의 전화부스 옆에서 포즈를 취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다.

이호(二壺)는 두 개의 항아리란 뜻으로 “항아리는 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비울 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공초 오상순 문인이 박 대표의 부친인 박칠성(1929~2017) 조각가에게 준 호다.

박칠성씨는 조각가로 당시 꽤나 명망이 높았다. 속초 수복탑을 시작으로 부산탑, 대전탑, 울산 공업탑, 워커힐 평화의 여신상 등을 만들어 우리 산업화, 한국 경제 발전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작을 보여준다. 부친의 호를 갤러리에 명명한 데는 박 대표의 아버님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도 묻어나 보인다.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박수진 이호갤러리 대표

그는 “미술 전공자로 아버지와 함께 울산 공업탑 복원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생전에 아버지가 주신 말씀이 뒤늦게 생각하니 큰 울림을 줘요. 말씀이 그닥 없으신 분이었는데 어쩌다 던진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인생에, 제 사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갤러리는 충남 청양에도 있는데 이곳엔 박칠성 조각가의 기념관도 있다. 당시 대형 작업을 하던 박 작가가 경부선 개통 기념 대전 탑을 제작하던 중 청양 면암 최익현 동상 건립을 의뢰받는 걸 계기로 칠갑산 도립공원 건설 전체 설계 개발을 하게 된다. 공원에 대한 인식이 무지한 그 시대에 그의 열정과 노력으로 이뤄낸 칠갑산 개발 역사를 기록한 기념관과 야외에는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조각가의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칠갑산(창양) 개발 당시 박칠성 작가 모습 (사진=이호갤러리)
칠갑산(창양) 개발 당시 박칠성 작가 모습 (사진=이호갤러리)

박 대표는 이호갤러리 전시작의 방향성에 대해 "특별히 갤러리 콘셉트라고 틀에 맞추어 전시하기보다는 여러 작가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술시장에 대해 “그간 관심이 덜하던 층도 아트 세포가 살아나는 등 전보다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맞다. NFT로 젊은 층도 투자 목적으로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이호갤러리를 마주치는 누구나 편안히 갤러리를 둘러보고 편히 쉬어가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호갤러리가 이태원에 둥지를 튼 것은 코로나19 때다. 박 대표는 “인근 카페에 가면 나이드신 분이 커피를 내려주고 그 앞에서 젊은 친구들과 외국인들이 대화하며 커피와 차를 즐기는 등 연령, 국적, 문화 등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 이태원”이라며 “이런 다양성과 창의적인 분위기가 좋아 이태원에 자리 잡게 됐고 이호갤러리 서울을 글로벌하게 발전시키고 싶은 의지도 담고 있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파리에서 미술을 전공한 신세계그룹 공채 2호 출신으로, 갤러리 운영 외 유통 등 주요 기업의 디자인 조형물 설치 등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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