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임금상승률 둔화···6월 금리동결 전망 77.6%
이번주 1280~1330원 전망···CPI, FOMC 경계감 변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 1310원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견고한 고용지표에 달러 강세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내 6월 금리동결론과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이 힘을 얻으며 위험선호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5~9일)은 1310원을 중심으로 단기적 하락세를 보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1300원 하향이탈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에 기댄 주가 상승은 환율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1200원대 안착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여진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3원 오른 달러당 1307.0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10시 10분 기준 131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견조한 고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여부로 요약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3만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9만5000명)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또한 4월 고용분도 기존 25만3000명에서 29만4000명으로 대폭 상향 수정됐다.
그 결과 연준의 추가 긴축 경계감이 재부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75%선에서 해당 발표 직후 61%까지 떨어졌다. 또한 7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현재 54.8%까지 올라간 상태다.
지난주 금요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4969%로 전장 대비 3.6% 상승 마감했다. 또한 달러인덱스는 103 초반대에서 현재 104.12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일부 고용지표 호조에도 고용이 식어가는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5월 실업률은 3.7%로 전월(3.4%)과 예상치(3.6%)를 모두 상회했다.
특히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3% 오르며, 4월 상승분(4.4%) 대비 0.1%포인트(p) 둔화됐다. 전월 대비로도 0.3% 오르며, 예상치(0.4%)를 하회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신규 고용 확대에도 임금상승률이 내려갔다는 점은 임금발 물가상승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아울러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된 점과,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를 비롯한 다수의 연준 인사가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 등은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확대된 상태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3762.76으로 전장 대비 2.12%나 급등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5% 올랐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1.07% 상승 마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주 환율에 대한 주요 변수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3일 발표를 앞둔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14일 예정된 6월 FOMC 정례회의다.
현재 공식 전망치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5월 CPI 상승률(전년 대비)로 전월(4.9%) 보다 낮아진 4.6~4.8%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현재 77.6%까지 올라간 상태다.
두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내 경계감이 확대되며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해당 이벤트 결과가 시장 전망에 부합할 경우 달러 약세 전환이 유력하다는 진단이다.
위안화 흐름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대표적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위안화는 지난주 달러당 7.123위안에서 현재 7.085위안까지 절상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2개월째 기준치(50)를 하회하고 있는데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불리는 원화 가치도 함께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
종합하면 CPI와 FOMC라는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견고한 고용지표에 달러 강세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단기간 환율이 상승하겠지만, 물가상승세의 둔화와 6월 금리동결론이 힘을 얻으며 점차 1300원 하향 이탈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예상 밴드는 1280~133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90~1330원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박스권 하향 돌파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부채한도 협상 이슈가 마무리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잦아든 상황에서, 위험자산선호 심리 확산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환율의 무거운 흐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단에서의 결제수요가 하락 속도와 폭을 제한할 것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 1300~1330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는 외국인 순매수세다. 이번주 1200원대 진입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2600p에 안착하면서 원화 강세 분위기로 전환됐다.
특히 무역적자가 5월을 정점으로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저평가됐던 원화 가치가 회복되고 있다.
다음주 예정된 6월 FOMC가 분기점이 될 것이다. 현재 금리를 동결하되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두는 '매파적 동결'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래도 시장은 당장의 동결 결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기점으로 달러가 약세 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80~1330원
6월 FOMC회의를 앞두고 경계감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금리인상 스킵(건너뛰기)론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미국 나스닥지수가 연중 고점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주가 랠리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어 달러 추가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4일 OPEC+회의에서 주요 산유국이 자발적 감산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로 인한 유가 반등 가능성은 달러화 추가 약세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중국 위안화 추가 상승 가능성도 변수다. 중국 경기 정상화 지연 논란과 함께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 확산 분위기가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9일 예정된 5월 중국 소비자·생산자물가 발표 이후 추가 부양책 실시를 둘러싼 논란의 확산 가능성도 위안화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