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우의를 입는 것입니다. 하의를 입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상의까지 입으면 스윙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상체 회전이나 팔의 움직임에 옷이 걸려 리듬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우의 같은 것은 평소입는 사이즈보다 한 치수 더 큰 것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듭니다. 필자는 우천시에는 하의만 입고 플레이를 합니다. 조금이라도 스윙리듬이 우의 때문에 방해 받고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우산을 들고 상체를 보호하며 스윙때만 잠깐 비를 맞습니다.
둘째는 비거리 문제입니다. 비가 오면 막연히 비거리가 줄거라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비는 특별히 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를 제외하고는 왠만한 비는 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쏟아지는 비에는 라운딩을 계속 할 수 없어 더 이상 샷을 할수 없겠지요.
단, 그린을 노리는 세컨은 한 클럽을 더 잡아야만 합니다. 비에 젖은 그린에 런이 없어 볼이 서기 때문입니다. 핀을 직접 노린다는 생각으로 한 클럽 더 잡고 거리감을 맞춰야 합니다.
다음 조심해야 할 일은 페어웨이에서의 샷입니다. 잔디가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으면 미스샷이 나올 확률이 그만큼 늘어나게 됩니다. 클럽 헤드와 볼사이에 물기가 끼어들어 견고한 임펙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깊은 러프에 볼이 들어있는 경우 잔디에 의해 볼을 정확히 맞칠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캐주얼 워터' 조항을 이용하여 물이 조금이라도 없는 곳으로 볼을 옮긴 후 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한 후 하셔야 겠지요. 골프 룰에 의하면 발로 잔디를 눌러 물기가 보이면 볼을 옮길 수 있습니다.
볼이 벙커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의 마른 벙커에서에서만 샷을 해본 골퍼는 순간 당황할 수 있습니다. 물에 젖은 모래가 맨땅같이 무척이나 딱딱하게 보여 당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재로는 마른 모래보다 물에 젖어있는 벙커가 탈출하기에는 더 쉽습니다.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볼만 걷어 낸다는 생각으로 손목의 롤링을 이용하여 살짝 볼만 처내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십중팔구 클럽의 리딩엣지로 볼을 치게 되어 그린을 훌적 넘기는 홈런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래가 부드러울수록 탈출하기가 어려운 것이 벙커샷입니다. 아주 미세하며 부드러운 벙커에서는 채가 모래 속으로 쉽게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탈출이 더 어려운 것입니다. 부드러울수록 더 과감한 샷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젖어있는 모래는 채가 잘 빠지기 때문에 무리한 샷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평소 잔디에서 피칭 샷을 하듯이 볼과 함께 모래를 조금 더 떠낸다는 기분으로 샷하시면 됩니다. 헤드는 꼭 모래 속으로 파고 들어가야 합니다.
볼만 살짝 걷어 내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으론 그린입니다. 비에 젖은 그린은 당연히 느립니다. 라이도 평소보다 덜 먹습니다. 이럴때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홀 반대편을 보고 밀어 넣어야만 합니다.
몇가지 우천시 조심해야 할것을 말씀 드렸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가짐인 것 같습니다. 더위와 습도가 높아 자칫 평상심을 잃을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스윙을 하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장마철 라운딩인 것 같습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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