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3.5% 수준에서 동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금통위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됐지만, 수출이 IT 경기부진 심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 축소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금통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주요국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부문의 리스크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을 꼽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기준 4.2%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지속 상승했던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4%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 3%대로 낮아질 것이다. 연간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통위는 "최근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 시기 및 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향후 금통위는 목표 수준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며, 추가 인상을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금통위는 "해당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