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재경부 우산 벗어나 제목소리 내야"
"한국은행은 재경부 우산 벗어나 제목소리 내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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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정책토론회, "감독기관 일상적 정치적영향 아래 있다"

재경부 정치감각과 수완으로, 감독당국과 중앙은행은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재정경제부의 일상적 정책지배에 따라 한국 금융시스템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재경부 우산에서 나와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이다.

14일 한국경제연구학회와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주최한 2003년 추계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홍범 경상대교수는 금융안정과 금융시스템관련 공공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 금감위의 일원화 및 공공기관간 일부 책무의 중첩 등 한국 금융시스템 관련 공공기관간 협력 및 견제의 활성화 방안도 제시됐다.

김교수는 지난 수년간 공공기관이 공표한 보도자료 등을 자세히 분석, 최근 신용카드 및 가계 부실화 문제가 공공기관간 정책조정의 부재에서 비롯된 감독실패에 기인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교수는 금융안정 달성을 위해선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간의 협력과 견제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지금같이 재경부를 축으로 한 공공기관간 수직적 위계질서가 확고하게 형성된 현실에서 한국금융시스템은 이상 징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김교수는 지난 98년 부동산 경기활성화로 시작된 내수진작이 2001년 초 이미 감독당국과 한국은행에 의해 감지됐다며 그러나 1년여가 지난 2002년 3월에야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처음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두 공공기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신용카드 대책 추진관련, 김교수는 감독당국의 초기대응이 건전성 감독보다는 영업행위 감독에 치우쳐 신용카드사와 소비자의 모럴해저드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즉 2001년 5월 신용카드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제시된 조치들이 1년간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가 당정협의(재경부장관, 금감위원장, 여당정책위의장 참석)를 거치고서야 추진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감독당국이 일상적으로 정치적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간 업무협조, 즉 공동검사나 교차검사의 방식 등이 제도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대안으로 나왔다.

공공기관간 책무 중첩의 구체적 방안은 현행같이 금융감독당국이 포괄적 금융감독권을 갖도록 하되 한국은행에게는 주어진 본연의 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구체적 권한 즉 제한된 범위 내의 단독감사권을 법률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관료조직인 금감위(사무국 포함)와 민간조직인 금감원이 하나의 감독당국으로 움직이는 현행 감독당국의 이원적 구조는 단일기구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김교수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금감원과 금감위의 단일화라며 금감위는 스스로 감독당국임을 깨닫지 못하고 너무 나라 걱정만 한다고 일갈했다.

구조조정과 시장개혁, 금융감독 이 세 가지 속에서 혼돈을 겪는 금감위는 분명 큰 문제라는 것.

한편 함준호 연세대교수는 재경부와 금감위 사이에 확실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보의 투명성 문제도 거론했다.

함교수는 금융감독당국간 정보만 실시간 공유돼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DB시스템 구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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