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블랙먼데이' 없이 '혼조'···SVB 예금 전액보증에도 은행주 폭락
뉴욕증시, '블랙먼데이' 없이 '혼조'···SVB 예금 전액보증에도 은행주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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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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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블랙먼데이 대신 혼돈. 뉴욕증시가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도 당국의 발빠른 지원 조치에 힘입어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0.50포인트(0.28%) 하락한 3만1819.1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83포인트(0.15%) 내린 3855.76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9.96포인트(0.45%) 상승한 1만1188.8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여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개장 초 선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시장이 개장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다만 지역 은행들의 주가는 당국의 조치에도 폭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주말 동안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개장 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라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파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의회와 금융당국에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소재 다른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우려로 60% 이상 폭락했다.

전날 퍼스트 리퍼블릭이 연준과 JP모건체이스로 자금을 조달해 아직 쓰지 않은 가용 유동성이 70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스트 웨스트 뱅코프가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의 유동성이 강하고 대차대조표도 탄탄하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주가는 17%나 폭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0bp 이상 하락하며 3.43%까지 밀렸다. 2년물 국채금리는 60bp 이상 떨어지며 최저 3.91%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2년물 금리는 지난 8일 5%를 돌파했다가 3거래일 만에 3% 후반까지 밀렸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기술주들에 매력을 느꼈다. 이에 애플(1.33%) 아마존(1.87%) 구글 모회사 알파벳(0.53%) 테슬라(0.60%) 마이크로소프트(2.14%)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77%) 등 주요 기술주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은행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1.8% 하락하며 선방했으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뉴욕 멜론 은행의 주가는 각각 5%, 6% 이상 하락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주가는 모두 7% 이상 밀렸다.

지역 은행주들의 타격은 더 컸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61%, 팩웨스트방코프는 45% 폭락했다. 키코프와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모두 20% 이상 떨어졌다.

금융시장 불안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1%로 전장의 0%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8% 수준으로 전날의 59% 수준과 비슷했다. 다만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장의 40%에서 0%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점쳤다.

미 달러화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90% 내렸으며 유로는 달러 대비 0.81% 상승한 1.072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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