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부채 19년 만에 감소···고금리·부동산 침체 원인
가구당 부채 19년 만에 감소···고금리·부동산 침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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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부채 1.17%↓···가구당 8652만원
1인당 부채는 3616만원···전년 대비 0.4%↑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예·적금 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예·적금 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 수가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가구당 가계빚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1인 가구 등의 영향으로 가구수가 늘어났지만, 금리인상기를 맞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대출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가계신용잔액이 186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1000억원(0.2%) 감소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4조1000억원(0.2%) 증가했다.

가계신용이란 일반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등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신용이 분기별로 감소한 것은 2013년 1분기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은 역대 최대치다.

주목할 점은 가구당 가계부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는 2158만가구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 반면,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8652만원으로 전년 말(8755만원) 대비 1.17% 감소했다.

연말 기준 가구당 부채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3년(359만원, -0.56%)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일반가계에 대한 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나타낸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1749조원으로 0.46% 감소했다.

반면 전체 인구수는 지난해 5163만명으로 전년 대비 0.23% 감소했지만, 인구 1인당 부채는 지난해 말 3616만원으로 오히려 0.4% 증가하며 대비를 이뤘다.

이는 지난해 금리인상기를 맞아 기존 가구들의 이자부담 등은 증가한 반면, 새롭게 늘어난 가구의 경우 부동산 등 자산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대출 부담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까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인 만큼, 올해도 가구당 부채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와 당국이 고금리 상황을 통해 가계부채를 축소하려는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 한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다. 지금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해야 한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아닌, 중장기로 살펴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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