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0.25%p 인상 소수의견···금리인하 시기상조"
이창용 "0.25%p 인상 소수의견···금리인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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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금리동결, 인상 끝났다는 의미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통화정책 정례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결정에 대해 이 총재는 세계경제가 1월 금통위 이후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둔화 속도가 예상 대비 완만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컸었던 미국과 유로는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졌고, 중국도 방역정책 완화 이후 경제활동 재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지만, 둔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 달러화가 2월 들어 빠르고 큰 폭으로 강세 전환했고,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도 하락 흐름을 이어오다가 상당폭 상승했다"며 "최근에는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뿐 아니라 일본은행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평가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둔화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음에도, IT 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며 "높아진 물가 수준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의 회복 흐름도 약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장금리가 주요국의 국채금리 영향으로 반등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 내외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금융권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과 주택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은 금통위는 올해 중 경제성장률은 1.6%로 지난 11월 전망치(1.7%) 대비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국내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물가전망도 내렸다. 금통위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11월 전망치(3.6%)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3.5%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준은 주요국보다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주요국에 비해 완만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이 총재는 "현재 전망에 부합해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이다.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해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이전에는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오던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과거 일반적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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