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기준금리 '동결'···추가 인상 가능성 '여전'(2보)
경기침체 우려에 기준금리 '동결'···추가 인상 가능성 '여전'(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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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한미 금리차 부담, 향후 추가 인상 요소
경제성장률 1.6%, 물가상승률 3.5%로 하향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 상승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반면,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벌어진 한미 금리차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15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6명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10회나 인상하며, 기준 금리를 3%포인트나 급격히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4월 이후 7회(작년 4·5·7·8·10·11월, 올해 1월)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한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밟는 등 고강도 긴축을 이어간 바 있다.

이번 금리동결 결정의 배경은 경기둔화 우려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4% 감소하며, 2020년 2분기(-3%) 이후 2년 반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12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시 되고 있다.

반면 금통위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기존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물가 부담이 줄어든 대신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만큼, 물가에서 성장으로 정책기조를 선회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견조한 물가 상승압력은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을 높일 전망이다.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5.2% 상승하며, 전월 상승률(5%)을 웃돈 데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 전망을 나타낸 기대인플레이션도 3개월 만에 4%대에 올라서는 등 여전히 고물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확대된 한·미 금리차 역시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양국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 자본의 유출이 빨라진다. 이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물가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 이달 1200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한미 금리차 확대와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 때문에 1300원을 돌파한 상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과 경기 하강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보다는 그간 누적된 통화 긴축 효과를 지켜보는 것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를 고려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축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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