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고에 축소된 카드 혜택 '부활'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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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단·축소됐던 할부·할인 혜택 재개
카드사 "업황 부진···가용한 이벤트 여력 적어"
신용카드 (사진=픽사베이)
신용카드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사라졌던 카드사 혜택과 이벤트들이 속속 부활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혜택 축소에 대해 당국의 '경고'가 있었던데다, 회사채 금리가 4%대로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혜택들은 카드사 업황 악화와 연체율 등 리스크에 장기간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이 지난해 중단·축소했던 할부 혜택과 각종 이벤트를 재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이자할부가 살아났다. 먼저 지난해 무이자할부를 축소했던 현대카드는 2월 한달간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할인을 비롯한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입학시즌을 맞아 대학·대학원 등록금 납부시, 최대 3개월의 무이자 혜택과 12개월의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 중이다.

KB국민카드도 이달 말까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 등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과 최대 12개월 부분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 역시 같은 기간 전 가맹점에서 최대 3개월 무이자할부와 온라인쇼핑몰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달 출시된 갤럭시 S23과 관련된 할부이벤트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달 말까지 LG유플러스 제휴 카드로 S23을 사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12만원의 캐시백과 24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도 S23 구매 고객에게 최대 24개월 무이자할부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카드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으로 무장한 신규 상품이 각사별로 출시되고 있으며, 대규모 할인 행사 역시 진행 중이다. 특히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의 경우 항공·숙박 등 해외여행 업종 할인 이벤트와 관련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지난해 침체됐던 카드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평이다.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경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금감원은 "저신용자에 대한 고객서비스 축소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중·고신용자의 서비스까지 일률적으로 줄여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고객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행위 등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최근 채권시장의 안정세로 조달비용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를 돌파했던 여전채 3년물 금리(AA+)는 이달 14일 기준 4.049%까지(4개사 평균) 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자금조달의 70% 가량을 차지한 여전채의 금리가 낮아지자, 카드사들의 기조가 비용감축에서 매출확대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혜택과 이벤트는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이다. 지난해 조달비용 악화 등으로 카드사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우리·하나카드 4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8.3%나 감소했다.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매출 회복세에도 고금리 기조 하에 이자비용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업권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4조7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650억원으로 15.3%나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역시 6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나 줄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 업권 전체 실적이 부진한 데다, 고금리 기조 하에 연체율 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업권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최근 카드혜택이 확대된 것은, 지난해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마케팅을 대폭 축소한 것을 일부 되돌리는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채권시장이 안정된 부분은 있지만, 즉각 반영되진 않는다. 비용부담이 (추세적으로) 낮아지기까지는 최소 몇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고물가 영향으로 작년 대비 매출도 좋지 못하다. 각사 별로 가용한 마케팅 여력이 그리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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