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모히또에서 보홀 한잔"···여유·두근거림 동시에
[주말N] "모히또에서 보홀 한잔"···여유·두근거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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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직항 로열에어 등 항공편...세부 거치는 것보다 두시간 단축
5성급 비그랜드호텔 등 숙소...안경원숭이·초콜릿힐스 등 볼거리
호핑투어 거북이 환대...버진 아일랜드선 바다·사막 경계 '몽환적'
알로나 비치 (사진=김무종 기자)
알로나 비치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보홀) 김무종 기자] ‘모히또에서 보홀(?)’ 한잔 하자고 필리핀 한 섬(보홀)에 왔더니 1월에 드물게 호우가 내린다. 심지어 재난 문자까지 온다. 기대했던 햇볕 쨍쨍은 쨍하고 깨져버렸다.

여장을 푼 곳은 비그랜드(BE Grand)호텔. 풀장에서의 우중(雨中) 수영도 재미나겠다 생각했지만 '바다 소년'은 물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어릴 적 익사 트라우마가 있어 두렵기만 하다.

비그랜드 호텔 풀장 (사진=김무종 기자)
비그랜드 호텔 풀장 (사진=김무종 기자)

비그랜드 호텔은 풀장을 중심으로 가족들이 머물기 좋은 숙소들이 둘러쌓여 있다. 3층 방에선 앞바다가 보여 날만 좋으면 일출도 보일 것이다.

햇님이 반기면 호텔 전용 비치에 나가 태닝을 해볼까 생각해 본다. 힐링의 기대감을 갖고 풀장 뒤로 보이는 빌라 쪽을 가본다. 여긴 매우 프라이빗하다. 연인들이 묵으면 단둘 만의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사생활이 침범되지 않도록 별도로 풀장이 마련돼 있다.

빌라 뒤 해변 쪽으로 가면 그 유명한 몽키바가 나오고 이곳이 아니어도 본관 4층의 룬(Lune)에서 저녁이면 멋진 일몰을 경험할 수 있다.

알로나 비치 (사진=김무종 기자)
알로나 비치 (사진=김무종 기자)

비만 아니었다면 걸어서 알로나비치로 갔을 것이다. 차로 5분거리. 맥도날드가 있는 알로나비치 3거리에서부터 생동감이 느껴진다. 비치는 비가 잠시 그친 흐린 날임에도 하늘과 경쟁하는 듯한 푸른 빛이었다.

결국 이날 알로나 비치를 다시 밤에 찾았고 소기의 목적, 모히또를 한잔 하기에 이른다. 해변에 붙은 한 리조트 간판에 도마뱀이 조명 빛을 받아 그림자처럼 움직이니 드디어 ‘아 여기가 필리핀 보홀이구나’ 실감이 났다.

성당 (사진=김무종 기자)
바끌레용 성당 (사진=김무종 기자)

또 다른 날 구겨진 날씨에 아마존 밀림과 같은 로복 강 투어가 좌절돼 대신 천주교 바끌레용 성당을 찾아갔다. 예상하지 않은 대만족이다. 16세기 130년 걸려 지어졌으나 지진으로 무너져 보수하기도 했지만 옛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성모는 검은색·흰색 상이 있는데, 범죄자 등 죄인은 검은 성모에게 일반인은 백색 성모에게 기도한다니 흥미롭다.

교회 앞은 바다가 있어 보홀 바다 풍경을 잠시 둘러보기에도 좋다. 도로변 앞바다에서 그물 낚시를 하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날, 여전히 기상이 불안정하지만 호핑투어를 예약하고 익사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스노쿨링 도전에 나선다. 극한 직업이다. 다행히 오전 8시가 다 돼서야 일정 진행이 가능하단 굿 뉴스를 듣고 다소 우울한 '도전 체험'에 돌입한다.

바다 소년은 묵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본연의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 입수를 감행한다. 아뿔사. 입수가 안된다. 그래서 배를 벗 삼아 난간을 꼭 붙잡고 두상을 바다 속에 들이민다. 이쁜 물고기가 반겨준다. 다행이다. 이곳 발리카삭 섬은 거북이들이 반겨 주는 곳인데 다행히 배 위에서 환대해 주는 거북이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니 얄밉게 쏘옥 하고 용왕님 댁으로 돌아가 버린다.

버진 아일랜드 (사진=김무종 기자)
버진 아일랜드 (사진=김무종 기자)

호핑의 단어처럼 이 섬 저 섬을 배로 다닌다. 마치 배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포인트를 바다 위 여기저기로 옮기듯이 말이다. 마지막 호핑 여정 버진 아일랜드는 스노쿨링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무릎도 안차는 바다 위 섬이 사막과 바다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뜬금없이 서 있는 나무 몇 개는 이곳이 섬이 아니었다면 오아시스로 착각케 할만하다. 몽환적인 풍경이다.

필리핀은 저렴한 물가와 다양한 해양 스포츠로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며 7000여 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세부 등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지만 보홀은 아직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보홀은 세부 다음으로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제주도 2.5배 면적인데 골프장 하나 없다. 그만큼 자연보전에 더욱 신경을 쓰는 곳이다. 조용함과 함께 잠시의 심장 두근거림을 느끼려면 핫플레이스 알로나 비치로 가보자.

인천공항에서 매일 직항 출발하는 로열에어 항공이 있으며 제주항공도 취항중이다. 세부에서는 페리 배편으로 두시간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보홀에서만 지낼 생각이라면 이들 보홀 직항을 이용하면 유익하다.

보홀은 관광지로 거인 전설이 있는 ‘초콜릿힐스’와 필리핀 지폐(200페소)에도 등장하는 ‘안경원숭이(타르시어스)’, 마호가니가 빽빽한 ‘맨메이드 포레스트’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초콜릿 힐스 (사진=김무종 기자)
초콜릿 힐스 (사진=김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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