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보험사 사업비 과다 논란
반복되는 보험사 사업비 과다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민규 기자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매년 보험사의 사업연도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되면 어김없이 대두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보험사 사업비 과다 논란이다.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돼버렸다.
이처럼 끊임없이 사업비 논란이 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 책정 및 집행의 적합성에 대한 판단을 떠나서 고객들은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에서 실제 사업비로 지출된 항목이나 금액 등을 세부적으로 알 수 없다.
현행 사업비 공시는 예정사업비를 안내하는 방식인 데다 실제 금액이 아닌 지수화한 수치를 사용해 안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소비자단체 등이 꾸준히 구체적이고 명확한 공시제도 마련을 촉구해왔다. 이에 금융감독당국도 공시제도 변화를 꾀한 적이 있으나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예정사업비를 높이 책정해 실제사업비로 쓰고 남은 차익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도 보험사 순익의 대부분이 사업비차 이익인 상황이어서 이같은 지적은 무리가 아니다. 2006회계연도에는 사업비차 이익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6.5%에 이르렀다.
보험사들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런저런 변명을 내놓지만 근거가 미약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고객들은 자신들이 낸 보험료로 집행되는 사업비의 구체적 내역이나 금액을 알 권리가 있다. 반대로 고객의 돈을 보험사가 임의로 사용할 권리는 없다. 물론 기준이나 원칙이 없이 마음대로 사업비를 책정하지는 않겠지만 사업비 책정과 지출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는 게 정당하다고 보기 힘들다.
특히 고객들이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마치 쌈짓돈 쓰듯이 사용하는 행태는 분명 잘못이다. 실제로 보험사들마다 사업비율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사업비율이 70%에 달하는 손해보험사도 있다. 보험금보다 사업비를 더 많이 지출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손보사 사업비율은 20% 선인 데 비해 세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 보험사의 사업비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광고비가 많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가 광고비로 과다지출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광고를 많이 하는 것은 보험사의 고객 유치 수단으로 보험사에 이득이 될 뿐,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득될 건 없다.
이처럼 보험사 사업비가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은 그만큼 사업비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지출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단순히 사업비가 보험사 영업기밀이라는 논지로 현행방식을 고수한다면 소비자들의 불신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사업비를 고객에게 투명하게 안내해 방만운영 우려 및 의혹을 떨쳐버리고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하겠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