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갈매기 "쏙쏙 들어오는 발성···구체제 저항하는 신세대 고뇌"
[리뷰] 연극 갈매기 "쏙쏙 들어오는 발성···구체제 저항하는 신세대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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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 작, 배우 이순재 버킷리스트 첫 연출
유명배우들 다수 출연...드라마·영화와 다른 연기 ‘참맛‘
연극 갈매기 공연이 끝난 후의 커튼콜. 소유진(앞 왼쪽)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갈매기 고기도 부산갈매기도 아니다. 러시아 문호 안톤 체홉의 갈매기다.

연극영화 전공자라면 필히 알아야 할 작품.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갈매기. 이 갈매기가 현재 유니버설아트센터(서울 광진구)에서 유명배우 이순재 연출로 공연중이다.

최근 이 작품을 저녁에 볼 기회가 있었다. 익히 아는 배우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주호성, 소유진, 김수로, 이경실 등등.

연출을 맡은 이순재씨와 더블 캐스팅인 주호성씨야 연극 달인이라 그렇다치고 드라마와 영화에 종종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은 이번 연극이 어떠할까도 관심 대상이다. 그들의 연기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볼 때와는 다른 연기에 몰입한 또다른 캐릭터였다. 관객을 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갈매기 스토리는 고전임에도 현대판 막장 드라마와도 같은 스토리 전개지만 시대배경은 러시아 제정 시기로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혁신, 신 세대와 구 세대의 충돌 등 진중한 숨은 의도도 있다.

유명작가인 뜨리고린을 사랑하는 니나, 뜨리고린의 연인 유명배우 아르까지나, 신진작가 아르까지나의 아들 뜨레블례프, 뜨레블례프의 연인 니나. 등장인물만 봐도 엇갈리는 사랑을 통해 진행될 비장미가 예상된다.

배우 이순재 연출의 '갈매기'가 지난 21일부터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이다. (사진=김무종 기자)
배우 이순재 연출의 '갈매기'가 유니버설아트센터(서울 광진구)에서 공연중이다. (사진=김무종 기자)

갈매기는 매년 여러 극단에서 치러지지만 연출 의도에 따라 달리 표현된다. 이번 갈매기는 무거울 듯한 주제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긴장을 풀게하는 효과를 냈다. 소유진, 김수로가 그들이다.

통상 연출 의도로 주연 배우에 집중할만한 연극이 이번 갈매기에선 각 배우들에게 고루 분산된 느낌이다. 또박또박 잘 들리는 발성(대사 전달력)은 이를 배가한다. 실제 연기력을 중시하는 연출의 의도였다 한다. 

느릅나무와 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무대는 고전풍의 극장과도 잘 어울려 관객 몰입도를 높인다. 시대상을 반영한 의상도 눈여겨 볼만하다.

현역 최고령 이순재 배우가 버킷리스트로 삼은 갈매기가 그의 생애 첫 연출로 오는 2월 5일까지 공연한다. 각 배역들이 더블 캐스팅이어서 원하는 배우가 있으면 공연 일정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있으면 다른 배우가 나올 때 한번 더 보면 또다른 갈매기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아르까지나 역엔 이항나와 소유진, 뜨리고린역에는 오만석과 권해성, 뜨레블례프 역에는 정동화와 권화운, 니나 역엔 진지희와 김서안, 쏘린 역에 이순재와 주호성, 도른 역에 김수로와 이윤건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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