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보다 차라리 증여" 작년 11월 주택 증여비중 14.4%로 역대 최대
"매매보다 차라리 증여" 작년 11월 주택 증여비중 14.4%로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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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11월 전국의 주택 증여 비중이 월별 기준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거래 원인별 주택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거래량 총 5만5588건 가운데 증여 건수는 7999건으로 전체의 14.4%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별 기준으로 최대 비중이다.

이 가운데 11월 전국 아파트 증여 비중도 11.1%로 2006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주택 증여 비중은 올해 9월 10.2%로 두자릿수를 기록한 뒤 10월 12.4%, 11월에는 14%를 넘어서며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역대급 거래 절벽으로 일반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집값 하락기를 틈타 상대적으로 증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어 거래 절벽을 맞은 상황에서 시세보다 싼 값에 파는 것보다 차라리 자년 등에 증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기준이 종전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며 세금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까지 서둘러 증여를 마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던 수요도 집이 안팔리자 증여로 돌아섰다"며 "절대적 증여 거래량이 예년보다 많았던 것은 아니고 상대적 비중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서울의 주택 증여 거래는 전체 4982건 중 995건으로 20%에 달했다. 역시 2020년 11월 19.7%를 넘는 역대 최고치다.

노원구의 11월 주택 증여비중은 전체 거래 157건 중 64건으로 무려 41%에 달했다. 

2021년 서울지역 주택 가격 상승률 1위(10.85%)였던 노원구는 올해 들어선 11월까지 7.15%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중이다.

또 서대문구의 11월 주택 증여 비중이 39.8%로 뒤를 이었고, 마포구(39.1%)·용산구(36%)·성동구(34.8%)·서초구(32.6%) 등도 증여 비중이 30% 이상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주택 누적 증여 비중도 전체 86만2560건 중 8만1004건으로 9.4%까지 올랐다. 

서울은 11월까지 주택 증여 비중이 12.9%로 역시 10월까지 누적 비중(12.5%)보다 높아졌다.

다만 정부가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추진하며 세부담을 줄이기로 했는데, 최근 집값 하락폭이 12월 들어 점점 더 가팔라지면서 증여를 미루거나 보류하려는 움직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해서 집값이 크게 하락한다면 증여 취득세를 시가표준액이 아닌 시세 수준(시가인정액)에 내더라도 세부담은 작년보다 유리할 수 있다"며 "집값 하락폭이 가파른 지역에선 증여도 미루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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