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코스피 지수가 22% 가까이 하락하면서,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지표 가운데 19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꼴찌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하위인 셈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과 지난 20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연초보다 21.93% 하락했다. 지난 1월 3일 2988.77에서 출발했지만, 이달 20일 2333.29로 거래를 마친 상태다.
G20 중에서 한국보다 하락률이 높은 나라는 러시아(-40.40%)가 유일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9.33% 떨어졌고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21% 내렸다.
폐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을 줬던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하락률도 19.25%였다.
20개국 가운데 튀르키예(터키)의 비스트(BIST)100지수가 181.26%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2위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 지수의 상승률도 101.38%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코스피가 유난히 부진했던 건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각각 349조8300억원(시총비중 18.96%), 57조원(3.09%)으로 두 종목의 시총 비중은 20%를 넘는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시장은 얼어붙었다. 특히 한국이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우 경기 위축 속에 지난 2분기부터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급감했다.
또 그동안 반도체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서버도 주요 국가의 긴축정책 속에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3∼4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가파른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의 수출 개선에 전제조건 격인 중국의 경기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회복이 아직 요원한 점, 원화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유출된 점 등도 코스피가 부진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내년에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의 악재들이 해소되더라도 내년 부동산 경기 관련 리스크 등이 새롭게 부각돼 증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스마트폰과 PC 관련 재고 조정이 계속되며 부진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역시 방역 완화 기조로 돌아섰지만 가시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