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매파적 연준 vs '피벗' 기대감···美 PCE 발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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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최종금리 5.1%로 상향···"금리인하, 고려 안해"
시장 전망, 경기침체 우려에도 '피벗' 기대감 확산
이번주 1285~1335원 전망···"모멘텀 부재, 횡보 예상"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잡으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도망치는 시장 간의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연준은 최종금리 수준을 높인데다,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시장내 제기되고 있는 '피벗(정책 선회)'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론키 어려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다.

반면 시장은 오히려 금리인하 시점이 당겨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연준의 매파적 입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뚜렷한 환율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시장 내 피벗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중심으로 횡보세를 보일 전망이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5.1원 오른 달러당 1310.5원에 개장했다. 다만 오전 9시 50분경 1301원을 기록, 오히려 전장 대비 4.4원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관망세, 그리고 연준과 시장 간 줄다리기로 요약된다.

지난 13~14일(현지시간) 진행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1%로 크게 둔화되면서, 긴축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를 5.1%(중간값)로 상향 조정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추가 인상과 관련해 종착점이 점도표 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왜 금융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낙관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 금리는 내년에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그 결과 지난주 금요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85% 하락한 3만2920.5를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1%, 0.97%씩 하락했다. 지난주 103.19선까지 추락했던 달러 인덱스도 현재 104.39선을 회복하는 등 위험회피심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전망은 이와 정반대로 흘러갔다. 당장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말 4.178%로 전장 대비 1.37%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55.8%가 연준의 최종금리가 내년 3월 기준 4.75~5%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주 대비 1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한 34.8%가 내년 9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CPI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11월 S&P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각각 46.2, 44.4를 기록하며, 예상치(47.8, 46.5)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제조업 PMI는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PMI는 50을 기준으로 상회시 업권 경기가 확장, 하회시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미국 경제활동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과, 연준의 금리인상 부작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 시그널은 소비감소와 고용둔화의 근거로 인지돼 연준의 ‘피벗’ 기대를 높였다"며 "다만 오늘은 PMI 둔화에 의한 경기침체 시그널이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의해 피벗 기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역시 기준금리를 0.5%씩 올리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했다. 양측 모두 내년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며 최종금리를 상향조정했으나,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최종금리가 중앙은행의 전망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통화정책 당국의 발언을 믿지 않기 보단, 그들의 사정을 보고 있다"며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경기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한 영역으로 진입했다. 당장 (금리가) 추가 하락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금리급등의 불안도 과도하다 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주 환율은 단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당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겠으나, 시장 내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금리 인상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 시점이 오히려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1200원 후반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 1285~1335원

주말 새 미국 제조업 및 비제조업 PM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미 증시가 하락했다.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지속적인 긴축에 대한 의지와 경기침체 우려에 위험선호심리가 약화되며, 상승압력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번주 후반 미국 PCE 지수 발표에 대한 경계감에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수가 예상치를 하회시, 달러약세 전환 가능성에 유의해야할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1290~1320원

미국 물가와 FOMC회의 이벤트 소멸 이후 단기적으로 달러화를 크게 움직일 모멘텀이 부재하다. 연말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에 달러화는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이다.

위안화의 경우에도 방역완화를 둘러싼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다. 방역규제 완화에 따른 경기 기대감보다는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위안화 가치에 부담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1300원 하방이 견조해진 상황에서 등락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횡보세가 예상되는 달러화 및 위안화 흐름 속, 국내 주가 흐름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순매도 흐름이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변수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국내 주택경기 경착륙 우려는 잠재적 불안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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