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물가 둔화에 '달러 정점론' 급부상···美 PPI 등 주목
[주간환율전망] 물가 둔화에 '달러 정점론' 급부상···美 PPI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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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월 CPI 7.7% 여파···환율 일주일 만에 95원 하락
연준 긴축완화 가능성에 '숨고르기', 1290~1330원 전망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주 100원 가량의 극적 하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14~18일) 1300원대 초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꺾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긴장감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한주만에 4% 이상 급락한 반면,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반등하는 등 이른바 ‘달러정점론’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지난주 급격한 하락세의 영향으로 이번주엔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나며 완만한 하락세가 예상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전 9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1318.4원) 종가 대비 4원 내린 달러당 1314.4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4원 내린 1316원에 개장했으며, 장 초반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일 1411원에 개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일주일만에 100원 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지난 9월(8.2%)보다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약 3개월간 8% 초중반에서 정체된 CPI 상승률이 한달새 0.5%포인트나 축소된 데다, 예상치(7.9~8%)마저 하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CPI 상승세가 더욱 둔화될 것이란 '물가정점론'이 부상하며, 시장 내 위험선호심리를 확산시켰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0일 110.8선에서, 현재 106.5선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주요국 통화 가치는 급등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CPI 발표전 유로당 0.994달러까지 추락했던 유로화는, 현재 1.033달러선을 회복했다. 같은 기간 파운드화 역시 파운드당 1.134달러에서 현재 1.18달러선까지 상승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지난 10일 달러당 7.27위안을 기록했던 중국 위안화가 현재 7.1위안선으로 절상했으며, 특히 150엔을 돌파했던 엔화의 경우 달러당 139.5엔까지 절상하며, 우리나라 이상의 통화가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그간 달러 강세의 주 재료가 타국과의 압도적 금리 격차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8% 초반대에서 정체된 CPI 상승률을 2%대로 낮추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천명했고, 이는 미 기준금리를 상승시킨 원동력이었다. 실제 연준은 올해 3월 0~0.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8개월 만에 3.75%포인트나 상승시킨 강수를 둔 바 있다.

그러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현재 80.6%로 지난 4일 대비 19.1%포인트 확대됐다.

또한 내년 3월 기준 금리를 5%까지 올릴 가능성도 지난 4일 31.4%에서 이날 46.3%로 상승했다. 반면 5.25%까지 올릴 가능성은 45.3%에서 26.1%로 하락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역시 미 연준의 긴축 부담을 강화시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가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54.7로 전월(59.9) 대비 5.2%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51.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문가 예상치인 59.5를 크게 하회한다. 

해당 지수는 미국 소비자의 경제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연준이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주요 경기선행지표로도 알려졌다. 이런 경기침체 가능성은 연준의 '피벗(정책 선회)'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은 이번 주에도 달러 약세 흐름을 지지하는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주 환율이 이례적일 만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만큼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1290~13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 1290~1350원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목요일만 전일 대비 반등했지만, 금요일엔 미국 CPI 약세, 중국 코로나 봉쇄정책 일부 변경, 기재부 부총리의 연금 환헤지 비율 변경 언급 등 달러 매도 재료들로 전일 대비 60원 가까이 하락하며 전주 대비 100.8원 급락한 1318.4원에 마감했다. 

변동성이 증가했으나 거래량은 적으면서 호가가 벌어졌고, 외국인달러선물 거래에 따라 은행간 시장이 영향을 받는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모습 보였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인 관계로 이번주 일정 부분 되돌림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CPI 발표 후 연준의 금리 인상 스케줄이 상당한 조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모멘텀이 감소했다.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중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 소매판매 등 지표의 방향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연금 및 중공업 매도 물량 유입 시점과 수준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는 장세가 예상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지난 한주 달러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의 변동성이 이례적 수준을 기록했다는 측면에서 폭풍 이후 숨 고르기 국면이 예상된다.

이번 주 중요 이벤트 중 10월 미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시장 예상치 하회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 시 달러화 약세 심리가 한층 강화될 여지는 있다.

이에 이주 원·달러 환율은 1300선을 두고 공방이 예상된다. 한 주간 예상치 못한 큰 폭의 낙폭을 보였다는 부담감이 추가 낙폭을 제한할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폭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지속, 순매수 규모 등은 단기 변수로 판단된다. 가상화폐거래소 FTX 파산 사태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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