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생보 선진형 영업 시스템 '시기상조'?
<초점> 생보 선진형 영업 시스템 '시기상조'?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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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첫 도입에 업계 '부정적'...영업 조직 붕괴 우려 확산
점포 독립채산제 도입등 걸림돌.

최근 생명보험회사들이 지점제로 불리는 선진형 영업 체계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신개념 영업 체계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이 대형사 중 처음으로 제도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비대한 영업 조직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자칫 영업 조직이 붕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한,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점포 독립채산제 도입 등 풀어야 될 숙제가 산재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이달부터 기존 본사 이하 지역본부, 지점, 영업소 등의 영업 체계를 본사 및 지점으로 단순화하는 선진형 영업 체계인 지점제를 본격 도입했다. 교보생명의 지점제 도입은 향후 점포별 독립 채산제를 바탕으로 한 선진형 영업 체계 정착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점제 도입은 대규모 영업 조직의 감축으로 이어져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 시킬수 있는 데다 지점의 독립 채산제로 인한 기존 영업 조직의 반발 등 국내 시장 여건상 쉽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현재 국내에서 외국계 보험회사들을 제외하고 신개념 영업 체계 도입을 망설이는 것도 이러한 비관적인 분석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리딩사인 삼성생명은 현재 독립채산제를 도입한 특화지점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해 사업 진행이 지지 부진한 실정이다. 흥국생명도 지난해까지 독립채산성을 기반으로 한 지점제 도입을 서두르다가 현재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으며 대부분의 중소형사들도 제도 도입을 놓고 득실만 따질 뿐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현재 업계에서는 동부생명만이 독립채산제를 바탕으로 한 지점제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부생명의 경우 상대적으로 슬림화된 영업 조직을 보유, 영업 전략에 따른 설계사 전문화 교육 등 조직 체계 변화가 용이했기 때문에 신개념 도입이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지점제가 본격 도입되면 물리적인 지역 본부 폐지, 지점 및 영업소 통폐합으로 영업 조직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일시적인 영업력 누수로 인한 영업 조직의 기반이 붕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영업 조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은 영업 체계 슬림화에 따른 영업 누수 위험은 휠씬 크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점제는 기존 중간 영업 체계를 폐지하는 대신 본사 등에서 그에 상응한 인력 및 영업 정보 제공 등이 가능해야 영업 누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과거 본사 및 지역 본부 등의 일방적인 지시 중심의 영업 체계에서 자칫 영업 조직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점장 등 영업 관리 조직이 정규직 중심인 국내 여건상 독립채산제 도입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점의 독립 채산제는 영업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지점장 등 영업 관리 조직이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해당 지점장 등은 고용 안정 등이 보장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을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 교보생명도 당초 지점장 등 영업 관리조직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통한 독립 채산성 확보를 검토했지만 해당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독립채선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물리적인 영업 조직 체계만 단순화될 뿐 인센티브 제도를 통한 영업 경쟁력 제고는 기대할 수 없는 영원한 반쪽짜리 제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소형 생보사 한 관계자는 신개념 영업 체계가 당초 독립 채산성을 기반으로 한 영업 조직의 경쟁 강화 측면에서 도입됐다며 결국 독립 채산제가 확보되지 않으면 물리적인 사업비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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