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청정연료 '이퓨얼' 주목···정유사도 개발 경쟁
세계는 지금 청정연료 '이퓨얼' 주목···정유사도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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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분해로 수소,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결합해 합성메탄 생성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 활용할 수 있어···자동차·항공·선박도 관심
연관 기술 개발 중···2050년 이후 화석연료 수준 경제성 나올 듯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만드는 차세대 청정연료 이퓨얼(e-Fuel) (사진=euractiv.com)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만드는 차세대 청정연료 이퓨얼(e-Fuel) (사진=euractiv.com)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유사들이 땅에서 솟아나는 기름 대신 공기를 합성해 연료를 만드는 신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자회사를 통해 미국의 이퓨얼(e-Fuel, electricity based Fuel) 전문 기술 기업 '인피니움(Infinium)'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9월 덴마크의 할도톱소(Haldortopsoe)와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퓨얼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쓰오일(S-OIL)과 사우디아라비어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도 올해 초 MOU를 체결하고, 이퓨얼 연구 개발 계획을 세웠다.

이퓨얼은 전기를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합성 메탄이다.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가공해 생산한다. 이 때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만든 수소와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면 사실상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연료가 된다.

촉감이나 질감이 일반 석유제품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완전 연소 비율이 높아 기존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40%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전동화나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힘든 항공·선박 등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발표한 '피트 포 55'(Fit for 55)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2030년 0.7%, 2040년 8%, 2050년 28%까지 의무적으로 혼합하도록 규정했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에는 식물·미생물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도 있지만 원료 수급의 한계로 이퓨얼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보관이나 운반이 쉬워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서 생산한 뒤 다른 지역으로 옮겨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관련 업체들은 이미 이퓨얼 연구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아우디는 2017년 연구시설을 설립해 2018년부터 e-메탄, e-가솔린, e-디젤 생산과 엔진실험에 착수했다. 

지멘스 에너지는 포르쉐와 2021년 칠레에 통합 플랜트를 착공했으며 2026년부터 연간 5억5000만리터(약 346만배럴) 규모의 이퓨얼을 생산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퓨얼 시장 규모가 2030년 하루 13만배럴, 2050년에는 200만배럴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석유 정제시설인 SK 울산콤플렉스(CLX)에 인피니움의 이퓨얼을 투입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등 조기 사업화를 고려하고 있다.

다만, 청정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포집, 이퓨얼 합성 등 양산에 필요한 기술들이 아직 개발중이라 경제성이 2050년 이후 현재의 화석연료 수준인 리터당 0.94달러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퓨얼은 전동화가 어려운 분야의 대안이 될 수 있고, 배터리 원자재 등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의 대비책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수소 생산, 이퓨얼 합성기술 발전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면 화석연료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퓨얼(e-Fuel)과 합성연료 제조·활용 과정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퓨얼(e-Fuel)과 합성연료 제조·활용 과정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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