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재발 우려는 기우(?)
카드대란 재발 우려는 기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문선영 기자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지난 2003년 카드대란은 카드사들에게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카드대란은 과거일 뿐이며 이제 카드사들은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자와 만난 카드업계 관계자는 "언론이 2003년의 카드대란을 자꾸 들춰내고 있다"며 언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그러나 최근 카드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우려가 지나치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전체 이용실적을 살펴보면 할부 결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할부 결제가 늘어난 것은 카드사들이 다소 무리한 무이자 할부판매 마케팅을 많이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카드사들의 과열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카드사들도 할부 결제 증가율이 일시불 결제를 크게 넘어서는 것을 '과열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신용카드 대란 직후이던 2004년 부터 2005년까지는 일시불 증가율이 할부증가율을 넘어섰지만 2006년부터는 할부증가율과 일시불 증가율의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할부율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4분기 경제활동 인구 1인당 카드소지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1인당 카드소지수 4.1장과 비슷한 수준인 3.9장에 이르렀다. 2004년 3.6장 2005년 3.5장에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비이자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는 은행들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과당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모집인제도'를 확대하는 한편 일부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신규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세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한국신용정보평가는 최근 연체율 변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개설 고객 중 사회초년생 등 신용거래를 막 시작한 고객의 부실률이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

또 이 고객층이 카드개설 후 6개월 내 채무불이행된 부실률은 지난해 6월 기준 1.2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카드대란 당시 동일 고객층의 부실률(1.2%) 이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황은수 한신정평가 SF개발실 수석연구원은 "자산의 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일시불카드대급금과 할부카드대급금도 정상입금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3분기의 특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지만 전분기에 비해 안정적인 입금률을 보였던 2006년 3분기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서민경제의 이상 징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48배로 2004년 말 1.27배에서 해마다 늘고 있다. 소득보다 빚이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려가 그저 '우려'에 그칠 수 있도록 카드사들이 건정성 악화에 따른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기이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