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종합대책 발표에서 예고됐던 2차 대책 시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에 금융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액이 내년에만 최소 30조원이 넘어 담보인정비율(LTV) 하향 조정을 만기 연장분에도 확대 적용시키는 2단계 대책이 시행될 경우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담보인정비율을 신규대출 이외에 만기연장분에도 적용해 하향 조정할 경우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며 금융권 전체에 공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우리·조흥·하나·외환은행 등 대부분 가계여신 담당자들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에 파장이 미칠 것이라며 일본과 같은 부동산가격 폭락에 따른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들은 담보인정비율 만기연장분 적용시 가계연체율이 급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2001년부터 담보인정비율 60∼80%를 적용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렸으며 이 대출에 담보인정비율 40%를 적용할 경우, 대출자들의 상환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2001년 3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을 LTV 80%dp 적용 받아 1억원을 빌린 고객이 만기연장을 요청해 은행이 LTV 40% 적용, 상환을 요구할 경우 이 대출자는 5천만원을 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여윳돈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으면 담보로 잡혀 있던 주택을 팔아야 한다
. 이에 대다수 고객들이 차라리 대출금을 연체시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은행이 고스란히 연체 부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된 7개 시중은행들의 내년중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만기 총액은 약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금융에 주력해 온 국민은행은 2004년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하나은행이 5조8천587억원, 우리은행 4조4천669억원 순이었으며 신한은행은 4조1천271억원 여신이 내년중 만기도래 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조흥(약3조원)·외환(2조2천억원)·제일은행(3천727억원)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들은 대출이 이뤄진 시기에 비해 부동산 가격 자체가 상당히 올라 있기 때문에 감정가를 다시 산정할 경우 충격이 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2004년 만기상환 예상금액
국민 약 10조원
우리 4조4천669억원
신한 4조1천271억원
조흥 약 3조원
하나 5조8천587억원
외환 2조2천억원
제일 3천727억원

<자료 각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