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수익악화 우려…허리띠 졸라맨다
은행들, 수익악화 우려…허리띠 졸라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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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축소·관리비용 절감…"성과급제 확대해야"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은행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일부 고정자산을 임대로 전환하는 한편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소비지출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또 일부 은행은 채용규모를 줄이고 노사간 임금동결을 결의하는 등 인건비 절감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실적잔치' 끝났다
은행들이 이처럼 내부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주된 이유이다.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의 실적잔치를 벌여왔던 은행들은 그에 따른 배당 및 성과급 지출 또한 크게 늘려 왔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른다. 올 1분기 실적만 하더라도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지난해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카드 매각익 등과 같은 일회성 요인도 거의 상실됐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7% 가까이 감소했다.
예금에서 투자로의 '머니무브' 현상 또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식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 또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 은행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예대마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내부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자동화기기나 영업점 보유 자산들을 임대로 전환했으며 하나은행도 내달 ATM리스 계약을 맺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SC제일은행은 일부 영업점을 임대로 전환해 2천억원 상당을 마련할 계획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실탄 마련이 주된 이유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TM 리스전환으로 연간 30억원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은행을 포함해 신한, 한국씨티, 대구은행 등은 각종 소모성 경비를 절감 하기 위한 캠페인을 내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은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불요불급한 소모성 경비 절감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소모성 경비 절감은 마케팅 비용을 늘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고 무한경쟁의 금융대전에서 승리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 '성과급제'
은행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효율적인 인력관리이다.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데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임원을 제외한 은행 직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는 6천7백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민은행의 지난해 평균급여는 7천2백만원으로 2003년(4천6백만원) 대비 46%나 올랐다. 더구나 이 은행은 지난해 말 노조측과 단계적인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바 있어 인건비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에는 신규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은행측은 신규인력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내 최대 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인건비 절감 차원의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은행들은 인건비 대비 1인당 생산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직원 1인당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하나은행의 경우 인건비의 4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높은 인건비에 비해 영업이익은 평균치를 밑도는 1.8배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신규채용을 보류한 것도 결국 이같은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높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노사협의를 통해 필요한 경우 임금을 동결키로 합의했다. 대신 임직원들의 보상체계를 개선해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행들의 이같은 인건비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금융노조와 은행연합회는 은행직원들의 근무시간 단축을 위해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 중에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선 호봉제 폐지 및 성과급 제도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노조측의 반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신규인력 수요 및 근무수당이 추가로 발생하게 되는데 현재와 같은 임금구조로는 근무시간 단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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