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LX그룹 계열분리 '실질 요건' 따진 후 이달 결론
[단독] 공정위, LX그룹 계열분리 '실질 요건' 따진 후 이달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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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X홀딩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LX홀딩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세미콘, LX하우시스 등 LX그룹의 LG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가 암초에 부딪혔다. 

LX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한 계열분리에 대해 공정위는 독립경영 요건 상의 '실질요건'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공정위는 심사 결과를 곧 마무리 하고 늦어도 이달 내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계열분리 관련 법적 기준인 형식요건과 실질요건 두가지 사안에 대해 모두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LX그룹은 지난해 12월 일단 총수 일가의 지분을 정리했다. 이는 형식 요건 사항에 속한다.

문제는 주요 계열사들이 LG 그룹측에 매출을 상당 부분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LX그룹에 대해 LG그룹과 별도로 실질적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려면 사회적 논란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X판토스의 경우 LG전자와 LG화학 등에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독립된 계열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돼 왔다.   

업계에 따르면 LX판토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하이프라자 등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LX판토스의 전체 매출 가운데 60% 수준이 LG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발행하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등 LX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LX세미콘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이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구동칩(DDI) 등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말 구본준 LX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간 서로 얽혀 있는 지분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구본준 회장은 (주)LG 지분 657만주(지분율 4.18%)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두 회장간 지분 교환 또는 자녀들로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 등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형식적 요건 뿐 아니라 매출 의존도 등 독립경영 실질 요건을 심사 항목에 포함시켜 따져볼 경우, 공정위가 계열분리를 승인해줄 명분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비중이 큰 이유에 대해 LX 측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계열사에게 물류를 맡길 필요성을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LG와 LX가 계열을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이상, 계열사간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하기에는 논리적으로 상충되는 면이 있다는 평가다.

더 이상 같은 계열이 아니라는 판단을 해 달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영업기밀 보호를 위해 계열사에 물류를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다소 모순된 논리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역시 공정위는 실질 요건상의 관점에서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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