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가 중고차 사업에 시작을 공식화했다. 기아는 일반 차량과 전기차를 아우르는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를 시장 공급 및 구독서비스와 연계한 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차 시장 선진화를 이끌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18일 기아는 중고차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를 제공하기 위해 5년 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정밀 진단, 내·외관 개선 등의 상품화와 200여개의 인증 검사를 거쳐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2024년까지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최대 3.7% 이하로 제한하는 등 기존 중고차매매업계와의 상생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전기차와 관련해선 차량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을 측정해 최저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인증해 판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개발하는 등 객관적인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중고 전기차 거래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만2천960대에 달했지만, 객관적 성능평가와 가격산정 기준이 없어 개인 간 거래 비중이 64.3%에 달한 것을 고려한 조치다.
이외에도 기아는 중고차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중고차 전용 센터 '리컨디셔닝센터'(Re-Conditioning Center·가칭)를 구축한다. 이 시설에는 전기차 전용 워크베이와 상품화를 전담하는 조직이 들어선다. 센터는 수도권 1곳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기아는 타던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위해 보상판매(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과 중고차 구독 서비스도 선보인다. 먼저 트레이드 인은 기아가 보유한 차량 데이터로 고객 차량을 평가·매입한 후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고차 구독 서비스는 기아의 구독서비스 '기아플렉스'에서 계약만료로 반납된 차량은 리컨디셔닝센터에서 성능·상태 진단과 정비 등의 상품화과정을 거친 후 구독 서비스에 재투입된다. 이 서비스는 신차와 같은 대기기간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기록된 상태와 실제 상태가 달라 허위·미끼 매물이 많았던 기존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구매 전 차량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여기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차 관련 신기술과 최신 CS(고객만족)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중고차 종사원들의 차량 이해도와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힘쓸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 선도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기아의 전동화 역량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 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고차 매매업계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