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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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필드에 나가보니 봄 꽃들이 만개해 있었습니다. 노란 개나리를 비롯해 나무에 하얀 눈꽃같이 내린 벚꽃을 바라보니 마치 무릉도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은 참 위대한 것 같습니다. 때가 되면 변함없이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니 말입니다. 아직 필드에 못 나가보신 분들은 이번 주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나가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세상사는 재미를 알려줄 것입니다.

필자 같은 경우엔 ‘왜 사나’ 하는 존재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에 순응하면서 세상사는 진리에 좀도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너무 큰 욕심도 내지 말고 같이 사는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조금 있는 것도 같이 나누는 세상이 진정 행복한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골프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연을 거부하고는 골프를 즐길 수 없습니다. 연습장에서는 7번 아이언이 150미터를 나갔는데 필드에서는 그 거리가 제대로 나오지를 않습니다. 바람이나 습도 또는 볼의 위치에 따라선 같은 거리라도 6번∼5번까지도 선택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거리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방향성을 우선시하며 스윙도 사분의 삼 스리쿼터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스텐스가 연습장과 같이 평평하지가 않아 풀 스윙을 가져가기가 위험한 클럽을 더 잡은 뒤 가볍게 사분의 삼 스윙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요즘 같이 잔디가 누워있어 뒤 땅이 많은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 클럽으로 제 거리를 내기보다는 넉넉하게 한 클럽을 더 잡은 뒤 부드럽게 스윙을 가져가는 것이 정확한 임펙을 가져갈 수 있어 뒤 땅을 방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린 주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파란 잔디 때 생각만 하고 볼을 띠워 어프로치를 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맨땅 같은 잔디에서는 볼을 띄울 수가 없습니다. 클럽의 솔이 먼저 땅에 닫게 돼 뒤 땅을 때리게 하는 것입니다. 솔은 아이언이 땅에 박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 헤드 밑바닥이 볼록하게 나와있는 것을 말합니다. 볼이 잔디 위에 떠있으면 헤드가 잔디에 박히지 않아 볼을 쳐줄 수 있는데 지금 같이 잔디가 없을 때는 솔이 뒤 땅의 한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과감히 굴리는 어프로치를 구사해야만 합니다. 피칭이나 9번 아이언을 사용해 가볍게 굴려주는 것입니다. 퍼터도 훌륭한 도구가 됩니다. 웬만한 그린 주변에서는 퍼터로 굴려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골프 격언 중에 최고의 어프로치보다 퍼팅이 더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홀에 붙이는 데는 기술적인 어프로치를 구사하는 것보다 퍼터로 굴리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이라는 말입니다. 

그린에서도 적응이 우선입니다. 빠른 그린을 만나게 되면 빠르게 느린 그린을 만나면 느리게 굴러가는 볼의 스피드에 빨리 적응하는 골퍼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지난 주에는 한 삼 년 만에 나가보는 코스를 돌게 됐습니다. 봄이라 그린 잔디를 깍지 않아 느릴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돌다 보니 퍼팅에서 다섯 타 정도는 까먹은 것 같습니다. 바람까지 불어 건조해 그린이 바짝 말라 스피드가 무척 빨랐습니다.  

‘어…어…’ 하다 보니 금방 18홀이 다 끝나 버린 것이었습니다.
맞바람이 불면 맞바람에 적응하고 뒤바람에 불면 뒤바람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 골프인 것입니다. 마치 최고 경영자가 고독하게 최종 결정을 내리듯 그렇게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 우리 골퍼의 운명인 것입니다. 그러니 독자 분 들은 다음에 필드에 나가게 되시면 먼저 마음을 비우기를 권해 드립니다. 자연의 심술에 적응할 여유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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