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또?…은행들, 재현가능성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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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수신 석달만에 감소…MMF 자금유출 지속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국내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의 재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은행 수신이 석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대출은 갈수록 늘고 있어 은행권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자금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만에 5조1천억원 감소했다. 은행 수신은 지난해 줄곧 감소세를 지속해왔지만 올 1월 12조2천141억원 급증한 뒤 2월에도 8조 8천622억원 늘었었다.
은행 수신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올 1월 대대적인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로 예대마진 압력에 직면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대폭 하향 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3월중 국고채 만기상환, 12월 결산법인들의 법인세 납부 등의 요인도 수신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시중자금이 증시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수신 감소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증시의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은 MMF(머니마켓펀드)의 3월말 기준 설정액은 63조7천억원으로 2월말(64조1천억원) 대비 4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후 이달 10일 현재 62조 8천억원으로 갈수록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MMF 자금이탈은 국내 증시의 상승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MMF의 이탈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주식형 펀드 잔액 역시 급격한 자금유출입은 없지만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유입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급속히 안정세로 접어들자 MMF 수탁고가 갈수록 줄고 있다"며 "MMF에서 유출된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로 유입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는 직접투자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수신이 이처럼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대출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은행의 총 원화대출은 6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4조1천억원에 비해 2조원 가량 확대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이 3조1천360억원에서 1조6천529억원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들어오는 자금보다 나가는 자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들로선 자금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호전되면서 은행들이 다시 대출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대출 증가와 국내 증시 상승세가 맞물릴 경우 지난해와 같은 자금난을 다시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은행예금이 다소 감소하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1월 은행들이 판매한 특판예금의 경우 1년 이상 만기 상품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급속한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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