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IPO] 잇따른 공모 철회·수익률도 저조···KB證, 주관 선두
[1분기 IPO] 잇따른 공모 철회·수익률도 저조···KB證, 주관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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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수요예측 부진에 현대엔지니어링 등 3곳 상장 포기
신규상장 절반, 공모가 하회···KB證, LG엔솔 단독 주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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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이어갔던 예년과 현저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증시 부진 영향으로 상장 계획을 접는 기업이 잇따랐다. 주식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 절반은 공모가를 하회하는 흐름에 울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르노이는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보르노이는 '유니콘 특례 1호 기업'으로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오면서 상장 의사를 거둬들였다.

보르노이를 포함한 3개 기업이 올 1분기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제반 여건을 고려해 상장 계획을 백지화했다. 1월엔 IPO '대어'로 일찍이 주목받아온 현대엔지니어링이, 2월엔 신재생에너지 기업 대명에너지가 수요예측에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받으면서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시 단번에 건설 대장주로의 등극이 기대됐고, 보르노이와 대명에너지도 주목되는 공모주였지만 수요예측에서 흥행 참패를 맛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악재로 증시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이긴 하지만, 성장성과 기술력이 충분한 기업들도 예상을 벗어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18곳(스팩 제외) 중 절반은 9곳은 이날 기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다. 바이오에프디엔씨(-30.9%)와 나래나노텍(-27.7%), 브이씨(-24.3%), 인카금융서비스(-22.5%), 모아데이타(-20.8%) 등이 공모가 대비 20~30%대 낙폭을 보인다.

'역대급 대어'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39만7500원)보다 32.5% 높은 수준이지만, 상장 당일 59만8000원까지 치솟은 뒤 40만원선마저 무너지며 침체 국면이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33.5%에 달한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 제한이 풀리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다만 종목별로 수익률이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오토앤은 2만200원으로 공모가(5300원) 대비 28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상장한 유일로보팅스도 당일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직행한 뒤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사별 상장 주관 실적을 보면, KB증권이 예년과 달리 타사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로 올라섰다. 공모 규모만 12조7500억원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단독으로 책임지면서 전통적 IPO 명가들을 단숨에 제쳤다. KB증권은 IPO 전담 부서를 4개 체제로 확대 개편하며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주관 실적 왕좌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2건의 상장을 주관하며 695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5개 기업의 상장을 맡았지만, 200억원 안팎의 중소 기업이 주를 이루며 833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761억원, 2건)과 삼성증권(474억원, 2건) 등 기존 강자들도 공모총액 1000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선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어느 정도 사라져야 하는데, 지난해만큼의 IPO 호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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