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정영채 NH證 사장, 최대 위기 딛고 이룬 3연임 
[CEO&뉴스] 정영채 NH證 사장, 최대 위기 딛고 이룬 3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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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NH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NH투자증권이 3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으며 '장수 CEO' 대열에 합류했다. 최악의 사모펀드 사고가 임기 연장에 최대 걸림돌이었지만, 그만큼 위기 극복 역량도 높게 평가된 결과다. 정 사장은 앞으로도 '고객 가치 실현'을 기치 삼아 NH투자증권의 2년 연속 '1조 클럽' 입성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대표이사 후보로 정영채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올 1월부터 열린 여섯 차례 임추위에서 여러 후보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홀로 선정됐다.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통과되면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을 6년간 이끌게 된다. 창사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자리한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 사장이 4년 임기 동안 보여준 탁월한 경영 능력만 두고 보면 연임에 이견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67억원을 기록, 사상 첫 1조원 고지를 밟았다. 임기 첫 해인 2018년(5401억원)과 견줘 무려 2.4배 성장했다. 기업금융(IB)을 위시한 전 부문의 고른 성과가 주효했다. 재임 기간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업황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이전부터 정 사장의 임기 연장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5000억원대 환매중단을 일으킨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다 판매사로 금융당국으로부터 51억원대 과태료와 사모펀드 판매 3개월 중지 제재를 받았다. 정 사장 역시 CEO로서 책임론도 한껏 불거졌다.

1988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첫발을 내디딘 후 34년 증권맨이자 'IB 전문가'로 승승장구해 온 정 사장이 맞은 최대 위기였다. 이에 항간에는 정 사장이 연임을 고사하고 다른 경쟁사로 이직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가 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고 발생 경위 파악을 시작으로 자산 회수에 주력하는 한편, 선제적 유동성 공급을 결정했고, 100% 원금 지급을 마치면서 투자자 보호에 주력했다. 본인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법적으로도 자유로워졌다. 높은 경영 성과에 더해 위기 상황에서 발휘한 능력이 임기 연장에 주효했다는 게 증권가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6년간 이끌게 된 정 사장은 갈 길이 더욱 멀다고 여긴다. 올해 증시 부진에 따른 감익이 예상되지만, 이는 전통 강점인 IB 부문에 더욱 집중해 상쇄하고자 한다. 최근 4000억원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7조2000억원까지 불어나 IB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2년 연속 '1조 클럽' 진입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수립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것이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다. 회사의 모든 운영체계는 고객 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세워지고 행해져야 한다."

정 사장은 매년 신년사에서 '고객에 진심인 증권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역설해 왔다. 증권사 저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뚜렷한 부진이 예상되는 올해,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기조다. 6년간 같은 수장이 이끌어갈 정영채호(號)가 어떤 방향으로 순항할지 업계는 자못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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