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7.9% 급등···또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
美 소비자물가 7.9% 급등···또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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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 휘발유·식료품·월세 등 전방위 오름폭 확대
시장전망치 상회···우크라 사태로 高물가 장기화 우려
미 연준, 15~16일 FOMC서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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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2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7.9% 올랐다.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한 번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급' 기록 경신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무력 충돌로 인한 국제유가 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분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7.9% 상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1월(7.5%) 오름폭보다 0.4%p 확대된 수준이며, 지난 1982년 1월(7.1%) 이후 40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지난해 12월(7.0%) 이후 3개월 연속 7%대를 상회했으며, 오름폭은 지난 8월 이후 반 년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CP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치(2.0%)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8%)도 웃돈 결과다. 전월 대비로는 0.8% 올랐으며, 역시 시장 전망치(0.7%)를 넘어섰다.

CPI 급등세의 주요 원인으론 1년 전보다 25.6% 상승한 에너지가격이 꼽힌다. 이중 휘발유가격 상승폭은 무려 38.0%에 달한다. 이 뿐만 아니라 △중고차(41.2%) △신차(12.4%) △육류·가금류·생선류·계란류(13.0%) 등이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으며, 월세 등을 포함한 주거비의 경우 1년 전보다 4.7% 상승했다.

주거비는 CPI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품목인데, 지난 1991년 5월 이후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했는데, 이는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 증가이자 직전월인 1월(6.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랐다.

더 큰 문제는 동유럽발(發)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CPI 데이터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이후의 국제유가 급등세를 오롯이 반영하지 못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는 30% 이상 급등했고, 브렌트유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이후 최고가인 배럴당 13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CPI지수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 정부와 연준 모두 '물가잡기'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달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빅스텝(0.5%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예상대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목격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9.48p(0.54%) 내린 3만3106.77에 거래를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33p(0.59%) 내린 4252.55에, 나스닥지수는 157.20p(1.29%) 떨어진 1만3098.35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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