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러시아·美 FOMC에 쏠린 눈···파월 발언 '주목'
[주간환율전망] 러시아·美 FOMC에 쏠린 눈···파월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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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지속 중 러시아 디폴트 우려도
17일 美 FOMC 금리결정 발표···25bp 인상 유력
파월 연준 의장 발언 수위 따라 방향성 탐색 전망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이번 주(14~18일) 원·달러 환율은 다가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상향돌파 움직임이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만큼, 오는 17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가 얼만큼 강하게 나타날 것인지 시장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정오 기준 전거래일(1232.0원)보다 7.8원 높은 1239.8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인 1238.7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부터 전거래일보다 5.0원 높은 1237.0원으로 개장해 오전중 빠르게 레벨을 높이다 11시 넘어 잠시 오름폭을 반납했으나, 이후 재차 상승하기 시작해 1240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던 달러당 1200원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자, 계속해서 상향 돌파를 시도 중이다. 특히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원전 공격 이후 1230원대까지 돌파하는 등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더욱이 국제유가 등 에너지·원자잿값 급등 여파로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 외환시장 역시 글로벌 대형 이슈들이 산재한 가운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기존 정책 노선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발언과 함께 25bp(1bp= 0.01%)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이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빅스텝(50bp 금리인상)' 전망은 제한적이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7.9% 상승해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처럼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 최근 동유럽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향후 물가 향방은 더욱 높고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도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양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 재료인데, 두 국가의 장관급 회의는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하면서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여기에 오는 16일 러시아 이자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높아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상당하다. 더구나 유럽의 경우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한 상황이라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 역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넣고 있다.

다만 최근 외환시장이 지정학적 불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지난주와 같은 환율 급등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먼저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협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한 때 배럴당 130달러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브렌트유 선물 기준)가 100달러선으로 내려오며 소폭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쟁 리스크,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리스크오프가 정점에 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지정학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강력히 내비칠 것인지가 관건이다. 오는 17일 새벽 공개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동유럽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국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치화하거나 구체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준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면밀히 설정하기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FOMC 회의 결과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오는 15일 중국 산업생산(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2월), 16~17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연설, 17일 유럽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PPI(2월), 영란은행(BOE) 통화정책회의 금리결정, 미국 필라델피아 연준 고용률(3월), 18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금리결정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10~1235원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동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원유 수출국임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는 유로존 경기에 더욱 취약하다고 판단된다. 최근 한 달 유로화는 달러 대비 3% 가량 약세를 보이며 러시아 루블화(-80%), 터키 리라화(-7.9%)에 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 대응 의지와 경기 둔화 우려 속 ECB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1년 ECB으 선제적 금리인상은 경기 둔화 및 남유럽 재정위기라는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으며, 이를 고려한 금리인상은 경기 둔화 및 남유럽 재정위기라는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ECB 입장에선 강경한 긴축 노선도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3월 연준 금리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올해 ECB 긴축은 미국보다 더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간으로는 달러화 강세 전망이 유지되며, 에너지 가격 부담은 결국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로 연결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이후 선진국 통화량(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국면이며, 선진국의 M2 증가율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폭을 확대한 구간에서 대체로 달러지수가 상승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장 상황으로 외환시장 내 변동성 장세도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 러시아의 국채 이자 상환 여부와 15~16일 미 FOMC 회의라는 중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이자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공산이 높아 러시아의 디폴트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음은 달러화 추가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25bp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는 3월 FOMC 회의지만, 물가 리스크 등으로 매파적 목소리가 더욱 강화될 것인지, 혹은 우크라이나 리스크 경계 목소리가 더욱 강화될 것인지에 따라 달러화 추가 강세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단기적으로 유가 흐름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변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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