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세무조사 받은 대한제분, 내부거래 도마 오르나
특별 세무조사 받은 대한제분, 내부거래 도마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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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지분 100% 보유한 실질적 지주사 디앤비컴퍼니와 비중 최대
대한제분 CI (사진=대한제분)
대한제분 CI (사진=대한제분)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일감몰아주기 제재 의지 밝힌 가운데 중견 밀가루 생산업체 대한제분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제분은 1952년 인천에서 창립된 이후 국내 제분 업계의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 1조3114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다. 같은 기간 매출 1조1113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매출, 영업이익과 견줘 각각 14.54%, 8.55%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8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0.11% 치솟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11월 예고 없이 대한제분에 조사관을 파견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곳이다. 주로 기업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혐의 관련 세무조사를 맡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특별 세무조사로 보면서 비상장법인이자 대한제분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디앤비컴퍼니와 관련됐을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9월말 기준 특수관계인이 지분 42.43%를 보유 중이다. 디앤비컴퍼니가 지분 27.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 고 이종각 명예회장의 부인인 김영자(0.10%)씨와 장남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7.01%), 차남 이재영 대한제분 부사장(2.32%), 장녀 이혜영씨(0.99%), 차녀 이소영씨(0.98%) 등이 갖고 있다.

디앤비컴퍼니는 대한제분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다. 디앤비컴퍼니는 고 이종각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디앤비컴퍼니→대한제분→대한사료·대한싸이로·DH바이탈피드·우리와·DHF홀딩스·보나비→기타 계열사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같은 구도는 2015년 시작됐다. 이 명예회장은 2015년 보유 중이던 대한제분 주식 32만721주(18.98%)를 디앤비컴퍼니에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현물출자했다. 그 대가로 대한제분은 지분은 8.72%에서 27.71%로 상승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명예회장이 이건영 회장에게 직접 증여하지 않고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회승계를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분을 직접 물려주면 최대 50%의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법인세는 최고 22%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은 주주권익 증대를 위해 이윤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 다만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지나칠 경우 비용지출 등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일가의 기업 내 지위를 통해 사업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제지하는 이유다. 

현행법상 총수일가의 지분이 30%, 비상장사 20% 이상 대기업 계열사 중 내부거래액이 연간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액의 12% 넘는 경우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디앤비컴퍼니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대한제분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약 345억원에 육박한다. 연도별 내부거래 규모는 △2008년 40억원 △2009년 42억원 △2010년 44억원 △2011년 36억원 △2012년 40억원 △2013년 21억원 △2014년 34억원 △2015년 22억원 △2016년 14억원 △2017년 11억원 △2018년 13억원 △2019년 13억원 △2020년 15억원이다.

디앤비컴퍼니는 2010년 대한제분과 내부거래 비중이 62.8%에 달했는데, 2015년 40%로 감소세를 보였고 2019년 18.6%, 2020년 20.6%로 나타났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디앤비컴퍼니에 현금 9억3676만원을 배당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세무조사를 받았던 것은 맞다"면서도 "조사 결과에 대해 따로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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