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불신 여전···서민 경제 부담 사항 고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에 "다양한 해외 투자대상을 발굴해 고수익 창출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관전용 PEF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서 향후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하고 최근 PEF 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소통했다. 김수민 유니스캐피탈 대표 등 6명의 CEO가 자리했다.
정 원장은 "PEF 산업이 지난 16여 년간 국내 기업의 성장, 구조조정을 지원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지난해 대부분의 인수·합병(M&A)에 참여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IT·혁신기업 등의 기업공개(IPO)와 블록딜 등을 통해 25조원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 PEF들은 명확한 전략과 경영 효율화로 인수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일시적으로 곤경에 처한 기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담당하는 등 질적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 PEF에 대항하고 국내 자본 육성과 국부 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된 국내 PEF는 경영참여 목적의 투자만 가능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메자닌, 대출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정 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국내 PEF들도 그간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PEF와 공동으로 그랩(동남아 차량공유업체)을 인수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PEF가 다양한 해외 투자대상을 발굴해 고수익 창출과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투자목적회사(SPC)의 공동투자 방법을 개선하는 등 PEF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아울러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 우려가 남아 있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수기업에 대한 과도한 인력 구조조정이나 수익모델 위주의 과도한 수수료 인상 등 서민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