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에 폭등···7년래 첫 90달러대
국제유가,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에 폭등···7년래 첫 90달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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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샐리' 발원으로 미국 원유 생산시설이 봉쇄돼 국제유가가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 10월 이후 7년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설에 지정학 공포가 커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 오른 8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역시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90달러대에서 거래되다가 막판 상승세를 줄이면서 전거래일 대비 2% 상승한 배럴당 89.96달러에 마감했다.

이같은 유가 폭등 이유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임박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전날 유럽 정상들과 화상 화의를 하고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전날 미군 8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준비 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 궁이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정학적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원유,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공급을 막을 경우 전세계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얄타 유럽전략 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날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달 4~20일 열리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변수로 꼽기는 했지만, 전쟁 공포는 더욱 커졌다.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안보 상황이 러시아의 군사 위협으로 예고 없이 나빠질 수 있다”며 현지 체류 미국인들에게 즉각 출국을 권고했다.

이에 러시아는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 해군 북해함대는 북극 해역 훈련 참가를 위해 북해함대 소속 함정과 지원함들이 주둔기지인 북서부 무르만스크주 세베로모르스크항에서 출항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에 대항하는 무력 시위 성격으로 읽힌다.

월가에서는 배럴당 100달러 시대의 도래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공식 전망치를 100달러 돌파로 내놓았다. S&P 글로벌 플랫츠의 폴 셸던 최고 지정학 고문은 "시장은 물리적인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나온 미국 원유 재고는 증가했지만, 유가 폭등세를 잠재우지 못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237만7000배럴 증가한 4억1620만배럴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80만배럴 감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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