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녹록지 않은 업황, 고객중심 경영으로 불확실성 돌파"
증권가 "녹록지 않은 업황, 고객중심 경영으로 불확실성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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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3일 신년사에서 올해 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예상하면서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한 투자 역량 강화 등을 당부했다. 동학개미 열풍으로 외형 확대 및 급격한 이익 증가세를 달성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글로벌 주요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오미크론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올해는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고 경제성장이 둔화할 전망이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 수익률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이 빠져봐야 비로소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지금부터 누가 진짜 능력 있는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며 "모든 투자 역량과 인프라를 동원해 고객 투자수익률 제고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특히 국내 최고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넘어 글로벌 톱티어(Top-tier) IB로도약하기 위해 내실있는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올해 비즈니스 전략으로 양적·질적 초격차를 달성하는 'G. I. D. P 2.0'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우리는 글로벌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며 연금 자산을 증대하는 'G. I. D. P.(Global. Investment. Digital. Pension)' 전략을 잘 수행해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한 국내 유일의 증권사로 성장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제 국내 최고의 초대형 IB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IB로 한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며 "그냥 덩치만 커져서는 안된다, 내실 있는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1등 규모에 걸맞게 자기자본수익률(ROE)에서도 1등이 되자"며 "이를 위해 각 부문은 현재 하고 있는 비즈니스에서 자본과 비용, 인력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분명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더 많은 성과와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수익성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올해 금융환경은 지난해만큼 밝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장은 지속되겠으나 그 속도의 감소가 예상되고,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자산 가격에 미치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객 중심 운용체계와 조직문화를 유지해 나간다면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우리의 모든 판단 기준은 항상 고객에게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또 "조직간 경계는 우리만의 이야기일 뿐 고객은 우리의 모든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기를 원한다"며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과감히 없애고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도전하는 게 보다 많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부문간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최고 실적'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차별화된 성과로 경쟁사를 앞서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디지털 혁신·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화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력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이 세가지는 지속 가능 성장의 근간이자 앞으로도 계속 주력해야할 과제"라며 "안주하지 않고 더 큰 용기와 열정을 발휘해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올해 전 부문 시스템 재정비를 주문했다.

정 사장은 "시스템 재정비를 위해서는 새롭게 생각하고 과감히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재정비는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하며 당연하게 여겼던 낡은 관습을 버리고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기초부터 살펴 개선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금융투자 관련 고민을 해결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조직적·인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전략 및 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투자·운용 역량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환경에 대해 두 각자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수준의 경제 회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적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 속에서 2022년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잦은 반등과 침체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성장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초기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자 자산의 셀다운(재판매) 활성화를 통한 자본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우리는 불확실한 금융시장 전망과 치열한 경쟁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긴축적 통화정책, 자산 버블 우려,인플레이션 위협 등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기존 경쟁자 이외에 다수의 고객기반과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앞세운 빅테크와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 과제로 기본 및 원칙 정립과 고객 신뢰 증진, 투자 명가, 디지털 리딩 컴퍼니, 법인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는 "올해는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과 높은 변동성 시황이 예상된다"며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통해 고객과 회사의자산을 안전하게 보전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강한 수익력을 갖춘 안정적인 사업구조 정착'을 경영 목표로 정하고 핵심과제로 다양한 사업 확충과 수익력 강화, 중소기업 특화 선도 증권사 입지 강화, 고객과 시장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 등을 선정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시장이 작년과 비슷한 박스권 장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여러 불확실성 이슈로 변동성이치솟는 상황이 자주 연출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은 지속되고 금리 인상이 예고됐으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톱10 대형사 도약을 위한 초석 마련'을 올해 목표로 제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기초한 수익력 강화, 브로커리지 등의 기반 확충, 상품 영업의 활성화 등을 강조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은 "지금은 페이스를 조절하고 전열을 정비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할 때"라며 속도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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