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보드, 유동성 부족으로 '위태위태'
프리보드, 유동성 부족으로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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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프리보드(제3시장)시장이 유동성 저하로 불안한 행로를 걷고있다. 낙후된 매매결제방식과 코스닥시장의 기능중첩으로 매매량이 급감하면서 중소기업들이 진입을 포기하고 있는 것. 게다가 수익률 저하로 투자자들의 외면이 날로 확대되면서 자금 흐름까지 꽉 막힌 상태다. 이에 업계관계자들은 프리보드가 당초 계획했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증권업협회의 보다 현실적인 대책 마련과 금융감독위원회의 관련 법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달만에 거래대금 70% 급감
27일 현재 프리보드의 전체 거래대금은 1억5787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 5억3584만원 대비 70.5%나 급감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이 4%의 성장세를 시현한 것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은 확연히 드러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들이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신규 지정된 회사가 단 한 개도 없는 것.
교보증권 관계자는 “아무리 어렵다고는 해도 몇 달 전까지만 많게는 3개, 적어도 1개사가 신규지정 됐었는데 현재는 회사들이 진입 자체를 시도하지 않고 있다”며 “불편한 거래방식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매를 꺼려하고, 자금흐름이 막히다 보니 기업들도 진입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프리보드는 매도·매수 호가가 일치하는 경우에만 거래가 체결되는 상대매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거래형성률이 50%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 처럼 부진한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에 대해 한 증권업관계자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데 정부당국이 프리보드시장까지 신경쓸 겨를이 있겠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마련 시급, 협회와 금융위 줄다리기 中(?)
프리보드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의 기능 중첩으로 실효성이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공시의무가 없어 각종 불공정거래가 빈번해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또, 우량기업보다는 단기적인 자본조달을 목적으로 진입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업협회 프리보드관리부 장석환 팀장은 “경쟁매매방식 허용과 세제개편 등을 금융위 쪽에 건의하고 있다”며 “그동안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이 재경부와 금감위로 분산돼 있어 협회측 요구에 이견을 보였으나 이번 정부조직개편을 기해서 원활한 의견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로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매매방식의 경우 공정시장이 우선 확보돼야 협회측 요구사항이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증협측과 금융위가 똑같은 사안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즉, 협회측은 제도완화가 먼저 시행돼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금융위측은 시장의 질적, 양적 성장이 우선돼야 관련제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한 증권업관계자는 “협회와 금융위를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가지고 싸우고 있는 듯 하다”면서 “MB정부가 주장하는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협회와 금융당국의 협력아래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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