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 재고증가·차익실현에 하락···WTI 2.35%↓ 
국제유가, 美 재고증가·차익실현에 하락···WTI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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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전날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하루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을 깨고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 인도분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99달러(2.35%) 하락한 배럴당 82.6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12월물은 2.32달러(2.69%) 내린 배럴당 84.08달러로 체결됐다.

이날 오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집계한 주간 단위 원유 재고는 월가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에 힘을 더했다.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426만8000배럴 증가한 4억3081만2000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50만배럴 보다 8배 이상 많은 증가량이다.

공급 부족 우려로 그동안 유가가 많이 오른 만큼 고점에서 이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미국 금융전문포털 데일리FX에 따르면 미국의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배럴당 주간 최저치인 82.53달러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상대강도지수(RSI·Relative Strength Index)가 매도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이달 남은 기간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내달(현지시간 4일) 회의에서 생산량 증가가 얼마나 이뤄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기존 추가 증산(감산 규모 축소) 규모인 하루 40만배럴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주요 산유국들이 이미 생산량 증가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OPEC+가 11월에도 기존 증산 규모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감산 규모를 줄이고 있는 OPEC+가 이번에도 같은 규모로 증산하겠다는 뜻이다. OPEC+는 이달 초에도 정기 회의를 열어 10월 감산 완화 규모를 매달 하루 40만 배럴로 유지하는 것에 합의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OPEC+ 공동기술위원회(JTC) 회의에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결정은 공급 과잉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의 균형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에 월가는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유가는 우상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벨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쉬 라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켓워치에 "유가 하락은 기본적인 펀더멘털의 변화보다 트레이더들이 이익을 유지하려 한 점을 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레이더들은 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고, 유럽의 천연가스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연료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40달러(0.3%) 오른 1798.80달러에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USD)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장중 한때 전거래일 대비 0.29% 하락한 93.673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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