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빚투 열풍' 지속···가계 주식자산 첫 1000조 돌파
2분기도 '빚투 열풍' 지속···가계 주식자산 첫 10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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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1년 2분기 자금순환 통계(잠정) 발표
가계 여윳돈 24.5조···민간소비지출·주택투자↑
가계 금융자산 중 국내주식 비중 첫 20% 돌파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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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가계의 여윳돈이 1년 전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빚투'(빚을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2분기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투자 비중은 21%를 웃돌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말 잔액 기준 가계 금융자산 규모가 4784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가 보유한 국내외 주식이 1031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가계 주식자산이 10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1년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조달) 규모는 24조5000억원으로, 1년 전(62조8000억원)과 비교해 38조3000억원이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금액을 말하며, 이를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여윳돈이 마이너스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표현하게 된다.

자금 운용·조달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올 2분기 가계는 80조5000억원을 운용했고, 56조원을 조달했다. 1년 전 가계는 109조2000억원을 운용하고, 46조4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2분기의 경우 본격적인 코로나19 국면을 맞아 소비하지 않고 여윳돈을 쌓아뒀던 데 반해, 올해 2분기에는 소비를 늘리고 부동산·주식투자에 더욱 매진한 영향이 크다.

올해 2분기 가계최종소비지출(225조2000억원)이 1년 전(211조5000억원)보다 13조7000억원 늘었고, 전국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도 올해 2분기 2000호를 기록하며 작년 1만1000호가 감소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는 건설사로부터 분양을 받는 등 다른 경제주체로부터 개인이 순매입(매입·매도)한 물량을 말한다. 예금은 올해 2분기 24조3000억원 증가해 1년 전 38조5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주식운용은 국내주식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주식을 뜻하는 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은 올 2분기에 29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 2009년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1분기(36조5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해외주식인 비거주자발행주식은 2조8000억원이 늘면서 지난 1분기(12조5000억원) 10조원 넘게 늘어난 것과 비교해 상당폭 줄었다.

이로써 가계금융자산에서 주식(국내외 모두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20.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를 상회한 뒤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식 비중은 △2020년 2분기 15.7% △3분기 17.2% △4분기 19.4% △2021년 1분기 20.3% △2분기 21.6% 등 5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중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를 기록해 사상 처음 20%를 넘어섰다.

방중권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식 비중이 크게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해외주식이 줄어든 것은 국내 코스피 성장세보다 미국 다우존스 오름폭이 작았던 것도 있고, 지난 1분기 국내외 주식투자가 특이점으로 워낙 큰 숫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비금융법인의 경우 22조원의 순조달(자금조달-운용) 규모를 기록했는데, 1년 전(29조6000억원)보다 순조달 규모가 줄었다. 통상 기업은 대출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조달 규모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데, 순조달 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여윳돈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견조한 수출 호조세 등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난해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단기차입이 20조4000억원 늘었지만, 올해 들어 8000억원 갚았다. 벌어들인 돈으로 기업은 펀드투자(17조9000억원) 규모를 더욱 키웠다.

일반정부는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집행에 나서면서 정부 소비가 늘었지만, 국세수입도 크게 늘면서 순운용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엔 37조1000억원 순조달했으나, 올 2분기 정부는 4조5000억원 순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국세 수입은 93조3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63조4000억원)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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