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애널'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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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증권업계 인력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제조업체들마저 증권업 진출에 나서고 있어 증권가는 말 그대로 인력대란을 방불케 한다.

특히 '증권사 경쟁력=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방식이 공식화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치솟는 몸값이 과연 합리적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 몸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수급불균형에 있다. 증권사는 늘어가는데 인력공급은 게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의 몸값에도 거품이 있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리서치센터장의 연봉은 인지도에 따라 5~8억원,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경우 평균 3억원 정도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새로이 둥지를 틀 때마다 몸값이 높아지다 보니 제시된 금액 수준도 얼마나 유효한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당분간은 애널리스트 몸값에 거품이 빠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증권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는 데다, 이들 증권사가 모두 리서치센터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기자의 관심을 끈 증권사가 있다.
이달 출범한 솔로몬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 역시 출범식을 통해 리서치센터 강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솔로몬투자증권은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영업에 나서며, 기업금융과 법인, 개인투자자를 아우르는 리서치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리서치센터 인원 한 명 없는 이 증권사는 일단 소수의 정예 멤버로 출발해 향후 핵심인력을 영입, 제대로 된 리서치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자가 주목한 부분은 신입사원 채용이다.
이 증권사는 센터장을 비롯한 몇 명의 경력 애널리스트만을 뽑고 나머지는 신입을 채용해 회사가 원하는 애널리스트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후발 주자가 너무 안일한 발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연간 수십억원을 들여 한명의 애널리스트를 데려오는 것보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거두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연봉 따라 수차례 증권사를 옮겨다니는 애널리스트들보단 신입사원들의 충성도 제고를 통해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애널리스트의 영입이 아닌 양성을 택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증권사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 명료했다.
돈을 많이 주고 애널리스트를 데려왔는데, 다른 증권사에서 더 많이 주면 또 옮겨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업계의 구조상 몇몇 증권사의 인력이동이 주변 증권사들의 인력이동으로 연결되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솔로몬투자증권이 이러한 시도가 어쩌면 고마운 일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증권사의 시도가 성공적인 사례가 되어, 증권업계의 인력난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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