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대우건설 품으면 '빅3' 껑충···'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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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시, 시평 3위 규모···재계순위 20위권 도약 
매각 결정 후, 대우 시공 맡은 일부 조합서 반발
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중흥그룹)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업계 3위 규모의 대형건설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재계 순위에서도 단숨에 20위권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키워온 '써밋', '푸르지오' 등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자 측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중흥그룹은 KDB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 체결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연내에 인수를 완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시, 시공능력평가‧재계 등의 순위에 있어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6위로 시공능력평가액은 8조4132억원이다. 중흥건설(1조2709억원)과 계열사 중흥토건(2조1955억원)의 평가액을 대우건설과 합하면 총 11조8796억원으로, 삼성물산(20조8461억원)과 현대건설(12조3953억원)에 뒤를 이어 상위 3위 규모가 된다. 

자산 기준 순위에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흥그룹은 올해 자산총액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우건설(9조8470억원)과 합하면 자산총액이 19조540억원으로 불어나 중흥그룹은 단숨에 서열 20위권에 오르게 된다.

중흥그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몸집'을 더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중흥그룹은 국내 주택사업을 위해 브랜드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도 인수해 해외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경쟁력 확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ICT 기술을 확보해 최고 '부동산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푸르지오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국내외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힘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는 인수 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브랜드 가치를 잘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시공능력 순위가 더 낮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함에 따라 브랜드 가치 유지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큰 브랜드 가치를 지닌 '푸르지오'가 이번 인수로 인해 가치 훼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은 '푸르지오'를 이전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흥이 자금력 등을 발휘해 브랜드 가치에 신경을 쏟는다면 가치 유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브랜드와 관련한 우려는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일부 조합에서는 이번 인수건과 관련해 시공사 취소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약속했던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과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 영등포구 신길11구역 주민들 사이에서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반발 여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서 해당 업체의 시공실적과 업력 등을 흡수할 수 있는 인수 시도는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정부의 건설투자증대기조와 주택시장의 호황이,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지금 시점에서는 시도할만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체 인수는 그 업체의 시공실적과 업력 등을 모두 흡수하는 셈"이라며 "원래 큰 공사를 수주하려면 기존 실적 등이 매우 중요하기에 자체적으로 실적을 쌓는 방안보다, 이처럼 상위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뚜렷한 목적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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