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샷
드라이버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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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늦추위 기세가 무섭습니다. 입춘을 넘긴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한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 뒤 날씨마저 추워져 필드에 나가면 페어웨이에 눈이 많이 남았습니다. 골프장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월 초순까지는 군데군데에 잔설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칼러볼을 준비하는게 나을 것입니다. 겨울 내내 칼을 갈며 꽃피는 춘삼월을 기대했던 골퍼분들은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눈 위에서 볼을 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날씨가 이러니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오늘은 드라이버 티 샷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실 골프백 속에 14개채 중에서 가장 다루기가 편한 것이 드라이버 채입니다. 첫째로 헤드 자체가 다른 체에 비해 커 심리적 부담이 적습니다. 적당히 밀어줘도 헤드에 붙어 볼이 날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스윙에 힘이 덜 들어가게 됩니다.
 
둘째는 안전한 티 박스에서 샷을 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샷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스윙을 해야만 합니다. 한쪽 발이 높거나 낮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샷을 해야 하는 페어웨이와 달리 티박스는 연습장과 같이 평평한 환경을 제공해줍니다. 또한 디봇에서 볼을 쳐야 하는 걱정도 없으니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샷 입니까?
 
셋째는 비교적 넓은 페어웨이를 목표로 볼을 보낸다는 것입니다. 핀을 향해 보내는 세컨샷을 생각해 보십시오. 아주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핀 방향으로 볼을 보내줘야 하고 더군다나 거리도 맞춰야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부담감이 자신도 모르게 근육을 긴장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이버는 어떻습니까? 홀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그래도 핀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비교적 넓은 페어웨이 한쪽을 향해 볼을 보내주면 그만입니다. 거리도 아주 정확히 잴 필요가 없습니다. 평소 나는 거리만큼만 일정하게 보내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드라이버 샷이 얼마나 부담이 적으며 다루기 쉬운 채입니까? 필자 같은 경우엔 하루 연습 중 볼을 백 개 친다면 그 중 드라이버 연습은 열 개도 안 됩니다. 몇 개 볼을 처보고 감이 잡히면 그만 두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90대 초반 정도를 치는 골퍼와 드라이버 샷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 말씀은 티박스에 서면 볼이 좌, 우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티박스 한 가운데에 티를 꽂은 후 페어웨이 한 복판을 향해 샷을 한다고 합니다.

설사 훅이 나거나 또는 슬라이스가 나더라도 한 가운데를 에이밍하고 볼을 보내면 그래도 오비가 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라 합니다.  좌, 우로 휘는 것을 걱정해 한 복판으로 볼을 똑바로 보내려 하는 것입니다.
 
우리 독자분들께서는 이분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십니까? 필자 경험에 의하면 페어웨이 한 복판을 향해 볼을 똑바로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10년이 넘게 볼을 쳐오면서 페어웨이 한 복판을 향해 볼이 다이랙트로 똑바로 간 적은 딱 한번 있었습니다. 그것도 골프 시작한 지 2년 정도돼서 한참 재미있을 때 말입니다.
 
티박스에서 200미터쯤 떨어진 곳에 큰 잣나무가 한 그루가 서있는 홀이었는데 그 나무를 지나 좌, 우로 그린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비교적 짧은 홀이라 그린을 직접 노리기에는 나무가 부담되는 홀이었습니다. 그래서 티박스 한가운데 티를 꽂은 후 나무를 직접 보고 샷을 하기로 했습니다. 목표를 나무로 하다 보면 볼이 좌, 우 어느 한 쪽으로 휠 것이란 생각을 해섭니다. 샷을 한 후 티박스를 떠난 볼이 나무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습니다.
 
설마설마하고 바라보던 볼이 끝까지 똑바로 날아가 나무 한 중간을 맞추며 ‘퍽’하는 큰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론 한 번도 티 샷이 똑바로 날아간 적은 없었습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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