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티맥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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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최근 티맥스소프트의 CEO가 갑작스럽게 교체되면서 그 배경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이뤄진 경황없는 인사인데다 티맥스가 국내 SW업체 1위라는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 이상균 기자 © 서울파이낸스
기업의 경영진 인사는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경영진은 기업의 연간 및 장기계획을 세우고, 제품의 연구 개발, 마케팅 전략, 예산사용 등을 결정짓는 수뇌부 역할을 한다. CEO는 그 수뇌부 중에서도 최종 결정권을 지니고, 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CEO를 결정하는데 단 2~3일 밖에 소요가 되지 않았다면 분명 그 내부 사정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티맥스는 최고 경영진간에 끊임없는 불화설이 나돌았다. 이번 CEO 교체는 그런 불화설을 다시금 확실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내부의 상처가 곪을 때로 곪다가 드디어 터진 꼴이다.

티맥스는 최근 몇 년간 연간 매출 목표를 거의 달성하지 못했다. 인력도 1600명으로 늘어났지만 매출은 900억원대로 여전히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당 매출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IT서비스 ‘빅3’인 삼성SDS, LG CNS, SK C&C 등은 인당 매출이 최소 2억원을 넘나든다. 티맥스는 보유하고 있는 인력에 비해 올리는 매출이 지나치게 적은 것이다.

반면, 사업은 오히려 확장일로를 달리고 있다.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들웨어와 프레임워크 뿐만 아니라 DB사업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고, 3월에는 새로운 OS도 선보인다. 기존 사업에 깊이를 두는 것이 아닌 외연 확장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SW뿐만이 아닌 SI에도 매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박대연 CEO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티맥스소프트는 절대 SI기업이 아닌, SW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SW기업이 대우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10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명을 할지가 궁금해진다.
 
그러나 SW업계의 척박한 현실에서 그나마 국내 업체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가 바로 티맥스다. 정부의 지원도 큰 힘이 됐지만, 금융권의 미들웨어 WAS 시장에서 BEA와 IBM같은 대형 SW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짐작케 해준다.

그런 티맥스가 이번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것은 티맥스의 최근 행보를 비판하는 이들에게도 결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티맥스가 무너진다면 어느 SW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국내 SW업체 대표의 말이다. 1위 업체가 무너지는 마당에 어느 기업이 온전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기술력과 다양성을 무기로 SW업계의 강자가 되겠다는 박대연 CEO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불협화음이 생긴다면 그의 이러한 말도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힘들어진다. 무릇, 세상사가 자신의 능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이해시키고 포용할 줄 아는 융화력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만감이 교체하는 이번 인사를 바라보면서 아무쪼록 티맥스가 더 좋은 길로 나가길 바랄 뿐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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