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매도 제도 개선, 공염불 그치지 않길
[기자수첩] 공매도 제도 개선, 공염불 그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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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청와대와 여당에서 공매도 재개에 반기를 들 때부터 당국이 입장을 바꿀 거라고 예견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덜한 누가 보더라도 재개 시점을 5월 초로 잡은 것은 4월 선거를 의식한 결정으로 보이죠."

금융당국이 오는 5월2일까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되, 일부 대형주에 한해 부분 재개하기로 했지만, 논란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위원들이 장고 끝에 시장의 긍정·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절충안을 내놨다는 평도 있지만, '선거용 미봉책', '정치적 술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센 형국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는 3월15일 종료될 예정"이라며 항간의 '연장설'을 공식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와 양향자·박용진 의원 등 정치권에서 잇달아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자, 이내 기류 변화가 나타났고, '반쪽' 공매도 결정에 이르렀다.

공매도 부분 재개의 실효성은 차치하더라도, 정치권 압박에 밀려 원칙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 다수의 실망감이 드러난다. '공매도는 국제 스탠더드'임을 설파했던 당국이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했다는 세간의 의심이 불가피해졌다. 

한 개인 투자자는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손바닥 뒤집듯한 대책을 내놓는다면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의 불신이 깊어질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공매도의 불합리함과 무용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동학개미'들의 볼멘소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해도 비판할 수 있다. 공매도 후퇴안에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 기간 중, 그간 시장 참여자들이 지적해 온 제도 개선과 시스템 구축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주기를 단축하고 공매도 정보를 의무 보관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개인의 공매도 접근권은 확대하고, 시장조성자 공매도 물량은 축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관련 제도 개선과 시스템 보완을 이뤄, 공매도가 순기능을 발휘하는 데 주력한다.

당국은 이번에 공언했던 제도 개선을 제대로 이뤄내, '땜질식 조치', '정치적 흥정' 등 숱한 비판을 만회해 나가야 한다. 공매도는 현재 개인 투자자를 넘어 시장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뜨거운 감자'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연착륙'을 어떻게 유도할지 모두가 자못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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