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해외진출 '봇물'…문제는 없나?
시중은행 해외진출 '봇물'…문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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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銀 인수에 외신 '부정적'
"명분보다 실리 우선 전략 필요"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다.
IMF사태로 쪼그라들기만하던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과거 국외점포를 설치해 교민이나 국내기업들을 상대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현지법인을 설치하고 현지은행을 인수·합병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이와 같은 해외진출 노력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물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일부 은행들의 해외진출 전략을 살펴봤을 때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무엇보다 올해 경영전략으로 해외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현지화 전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 국내 영업환경 악화로 새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은행들로선 해외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교민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기존의 행태에서 벗어나 현지법인 설립, 현지은행 인수·합병 등을 통한 '현지화'에 중점을 두고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10200'전략을 세우고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중국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소매영업에 본격 나섰으며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빈탕 마눙갈 은행'(PT Bank Bintang Manunggal)의 지분 61%를 인수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캄보디아 프놈펜의 현지 법인 '신한크메르은행'의 영업을 시작했으며 베트남 지점을 조만간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카자흐스탄과 캐나다에도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해외부문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의 지난해 1~6월 당기순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0.8~11.5%에 그쳤다. 또한 해외지점 중 현지인 비율이 72~86% 로 높았지만 대부분 비정규직 직원이었으며 조사한 은행 가운데 외국인 지점장이 있는 것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진출에 있어 현지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지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직원 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도 현지인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시중은행들은 이러한 지적에 따라 현지인들의 채용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중국현지법인의 동사장 및 부행장, 감사 등을 중국 금융계 인사로 영입하고, 국내파견 인력을 최소화 했다. 또한 현지인들로부터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고자 현지 직원들을 대량 채용해 은행 영업의 현지 토착화와 지역 밀착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 29일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크레디트 은행은 카자흐스탄에서 자산순위 6위 규모로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지난해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 한 뒤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뤄낸 현지 은행 인수합병(M&A)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이번 인수에 대해 전략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카자흐 센터크레디트 은행 지분 인수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외신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 외신들은 애널리스트들이 카자흐 은행 인수가 국민은행의 대외 경쟁력 제고에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카자흐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문제가 국민은행에게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해외진출이라는 명분에만 집착한 나머지 서두른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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