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내년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가 10%대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 20%대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금융위원회가 10%대 인상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2017년 4월 도입된 신(新)실손보험은 동결이 예상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업계가 요구한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의견’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업계에 비공식으로 전달했다.
금융위는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에 대해선 각사가 요구한 인상률의 60% 수준을, 2009년 10월 이전에 팔린 구실손보험에 대해선 80%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 별로 차이가 있지만 ‘구(舊)실손보험’은 15∼17%, ‘표준화 실손보험’은 10∼12% 가량 오르게 된다. 이는 업계가 요구한 평균 21% 인상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000억원,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위험손실액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액을 차감한 금액을 뜻한다. 위험손해율은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이다.
3분기까지 추세로 볼 때 올해 위험손해율도 130%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보험업계는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보험업계는 이달 초 갱신을 앞둔 계약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내년 보험료가 최대 20% 넘게 오를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가입자가 3400만명(단체 계약자 제외)에 이르는 '국민보험' 성격의 실손보험이 급격히 오르는 데 부정적이다. 금융위는 대외적으로는 보험료 인상률이 업계의 자율에 달려있다고 공표하고 있지만 금융위의 의견은 매년 인상률의 지침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도 보험업계는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에 20% 이상 인상을 원했지만 금융당국의 반대로 실제 인상률은 9% 대에 그쳤다. 당시 신실손에 대해서는 할인을 적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