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美 자본소득세 강화···外人자금 국내 유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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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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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증세와 확장재정을 골자로 한 '큰 정부'를 지향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증시 자금의 이동 방향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면서 글로벌 자금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74%(42.02포인트) 상승한 2458.5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2114억원, 기관은 3062억원을 순매수세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20원을 밑돌며 1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달러화 약세 베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법인세 뿐 아니라 개인소득세 인상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그간 미 증시에 몰렸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주식 및 부동산 등의 처분 차익에 부과되는 자본이득세(Captal Gains Tax) 최고세율을 현행 20.0%에서 39.6%로 약 2배 이상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주식·채권·부동산·기업매각·파트너 지분·특허권 등의 자본자산 매각시 발생하는 득실에 대한 조세를 뜻한다. 공약에 따르면 자본으로 100만달러(11억원) 이상 번 고소득자에 적용된다.

금투업계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공약한 자본이득세 인상 정책이 주주(shareholder) 중심의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사실상 종식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 대신 직원·협력사·지역 등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번영을 표방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7월 펜실베이니아 던모어에서 열린 유세에서 "주주 자본주의 시대를 끝내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당시 유세에서 "트럼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위기 중에서도 오직 다우 및 나스닥 등 증권시장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며 "내가 당선된다면 부유한 투자자가 아니라 내가 자란 노동자 지역과 중산층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바이든 당선인은 "나는 부유한 투자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매우 강력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자본이득세를 포함한 개인소득세 강화 뿐 아니라 바이든 당선인은 법인세율을 21.0%에서 28.0%로 인상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 법인세율은 한국(25.0%)보다 낮은 수준(21.0%)이다. OECD 34개 회원국 중 16번째로 낮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법인세율 인상 공약을 실제 이행할 경우, 미국은 OECD 회원국 중 법인세율이 4번째로 높은 국가가 된다. 미국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늘면서 미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해 미 증시에 투자된 글로벌 자금들은 신흥국 증시, 특히 글로벌 증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의 자금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2400선 중반 부근까지 올라섰음에도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10배~12배 사이에 머물며 글로벌 증시 가운데 여전히 저평가된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회귀할지도 주목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자본이득세율을 강화한다는 것은 한국으로 치면 대주주양도세 강화와 비슷한 증시 제한 요인을 만든다는 것을 뜻한다"며 "그간 다우와 나스닥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이 돌아오고 '동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투자가 더욱 활발하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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