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도 사모펀드 환매연기···금융당국 대책마련 분주
삼성생명도 사모펀드 환매연기···금융당국 대책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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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액 총 610억원···삼성생명이 530억원 판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전경(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삼성생명이 판매한 사모펀드(신탁)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가 보험업계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적지않다.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관리감독 소홀' 뭇매를 맞은 감독당국은 환매 연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등이 지난해 4월부터 판매한 1857억원 규모의 '유니버스 인컴 빌더 펀드 링크드 파생결합증권(DLS)' 가운데 610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삼성생명이 530억원을 팔았고, 신한금융투자(50억원), NH투자증권(30억원)도 일부 판매했다. 

사모 방식으로 판매된 이 상품은 홍콩에서 금(金) 실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을 위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연 4% 수준의 이자 이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다. NH투자증권이 DLS로 만들어 삼성생명 신탁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정책으로 금 운송이 일시 중단되면서 환매가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5월까지 분할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삼성생명으로부터 사모펀드 환매 연기 이유, 기조자산 상태 등을 보고 받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아직 실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분 검사까지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에 따라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해말부터 라임·옵티머스 등이 판매한 사모펀드에서 대규모 상환·환매 연기가 발생해 여론과 정치권의 거센 질타를 받은 만큼 금감원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보험사 DLS 판매현황을 취합하고 필요시 점검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이 문제로 금감원에 접수된 피해·제보·상담 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매가 중단될 경우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는 상품 자체 문제인지, 또는 판매 과정상의 문제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상품이 문제라면 기초자산 실재성 검증에 실패한 NH투자증권에 책임이 돌아간다. 하지만 투자권유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삼성생명을 비롯한 판매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에서 사모펀드 환매 연기가 발생하자 생보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다른 대형 생보사 관계자들은 "삼성생명이 판매한 DLS 상품 또는, 비슷한 DLS 상품은 전혀 판매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해 환매 연기가 업계에 도미노처럼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생보사의 주사업은 보험영업이지만 부수사업으로 수익증권 판매와 신탁업을 할 수 있다. 삼성생명처럼 규모가 있는 보험사는 자산관리(WM)사업부를 두고 보험 고객들에게 수익증권·신탁 상품 등을 소개·판매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6월말 판매잔고 기준 증권사의 사모펀드 비중이 83.7%로 대부분이지만 은행(5.2%)과 보험(0.8%)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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